‘더 밴드’ 기타리스트 로비 로버트슨 별세
밥 딜런과 협연 이후 세계적 인기
미 대중음악 큰 영향…향년 80세
1960~1970년대 개성 넘치는 록음악을 연주한 것으로 평가받는 ‘더 밴드’의 기타리스트 로비 로버트슨이 별세했다. 향년 80세.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장기간 투병 중이던 로버트슨이 이날 로스앤젤레스(LA)에서 운명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출신인 로버트슨은 1950년대 말 토론토에서 ‘더 밴드’의 전신인 ‘더 호크스’라는 그룹을 결성했다. 그는 이후 10년 가까운 무명 생활을 이어가다 1965년 밥 딜런과의 만남을 계기로 운명이 바뀌었다. 당시 딜런은 통기타로 상징되는 포크 음악에서 전기기타를 앞세운 록으로 방향 전환을 모색 중이었고, 순회공연에서 자신의 백밴드에서 기타를 칠 연주자를 찾고 있었다. 이때 딜런에게 추천된 기타 연주자가 로버트슨이었다.
로버트슨은 자신 혼자 딜런의 백밴드에 참여하는 것보다 자신이 결성한 ‘더 호크스’ 전체를 백밴드로 기용해 달라고 제안했고, 딜런이 이를 받아들였다.
로버트슨은 생전 인터뷰에서 “딜런의 순회공연이 시작된 뒤 관객들은 매일 우리를 향해 야유하고, 격렬하게 우리를 미워했다”고 회고했다. 열성팬들은 딜런이 포크 음악에서 탈피한 것이 더 밴드의 탓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는 게 로버트슨의 해석이다.
로커로 변신한 딜런의 순회공연은 팬들 사이에서 논쟁을 불렀지만, ‘더 호크스’의 인지도는 세계적으로 확산했다. 순회공연 포스터에 ‘밥 딜런과 더 밴드’라는 표현이 사용됐기 때문에 ‘더 호크스’의 이름은 ‘더 밴드’로 바뀌었다.
‘더 밴드’는 1968년 데뷔 앨범을 발표한 뒤 1978년 해산할 때까지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로버트슨은 기타리스트이자 작사·작곡가로서 밴드를 이끌었다. 블루스와 컨트리, 솔 등 미국의 전통적인 대중음악에 뿌리를 둔 특유의 사운드로 대중음악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받는다. 더 밴드가 1968년 발표한 ‘더 웨이트’는 로버트슨이 작곡한 곡으로, 어리사 프랭클린을 비롯해 다이애나 로스와 템테이션스 등 수많은 가수가 재녹음해 발표했다. 로버트슨은 ‘더 밴드’ 해산 후 솔로 활동을 이어 나갔고, <카지노>와 <더 디파티드> 등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영화에서 음악작업을 하기도 했다.
로버트슨은 1994년 ‘더 밴드’의 일원으로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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