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는 수행의 일종…소통하며 세상 배우죠”
일반인에게 불교문화 쉽게 소개할 방법 고민하다 유튜브 시작
구독자 5만·조회수 410만 기록…사찰 이야기 책으로 펴내기도
“국제영화제에 낼 만큼 완성도 갖춘 불교문화 관련 영화 만들 것”
“아름다운 사찰여행 오늘도 행복한 마음으로 출발하겠습니다. 새벽부터 달려온 이곳은 전북 진안에 있는 마이산 탑사입니다.”
사찰에 얽힌 설화와 전설, 전각과 불상에 담긴 의미를 이야기해주는 이 영상은 무여 스님(41)의 개인 유튜브 채널 <무여 스님TV>에서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2020년 1월 올라온 이 영상의 누적 조회수는 10일 현재 40만6000여회에 이른다.
영상에 등장하는 스님은 경기 고양시 보리선원 주지 무여 스님이다. 무여 스님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국 곳곳의 아름다운 사찰과 다양한 불교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홍대 선원에서 지난 8일 만난 무여 스님은 “불교를 재미있게 소개할 방법을 고민하던 중 전문적이지는 않아도 1인 방송을 하는 분들을 봤다”며 “아름다운 사찰을 소개하는 영상으로 불교의 문턱을 낮춰보자는 생각에 유튜버가 됐다”고 말했다.
무여 스님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출가했다. 불교 신자였던 어머니를 따라 어릴 때부터 절에 다녔던 그는 불교가 주는 편안함에 이끌려 일찌감치 승려가 되기로 결정했다. 이후 동국대학교 불교학과에 입학해 박사 과정까지 밟았다.
무여 스님은 “불교를 공부하고 어린이·청소년법회 지도법사로 활동하면서 불교가 일반인에게는 너무 어렵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불교를 쉽게 알릴 방법을 찾다가 사찰 여행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촬영은 불자인 지인의 도움을 받고, 영상 기획부터 편집, 채널 관리는 모두 스님이 직접 한다. 영상 편집은 인터넷과 유튜브 등을 통해 독학으로 익혔다. 그가 올린 영상에는 ‘코로나 시국에 영상을 보며 여행하는 기분을 느꼈다’ ‘종교는 다르지만 사찰을 찾아가 보고 싶다’ 등 긍정적인 댓글이 대부분이다.
“편집이 서툴러 영상 한 편을 만드는 데 며칠 밤을 새우기도 했어요. 누가 시킨 것은 아니지만 댓글을 보면 힘이 나 영상을 계속 만들게 된 것 같아요.”
<무여 스님TV>는 2019년 3월 첫 영상을 올린 지 4년여 만에 구독자 5만여명, 누적 조회수 410만회 이상을 기록했다. 계절별로 특색 있는 아름다움이 느껴지거나 이야깃거리가 많은 126곳 사찰 여행 영상을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유튜버 스님’으로 알려지면서 무여 스님 이야기는 각종 TV프로그램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스님이 수행하지 않고 방송에 나온다’며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이들도 있다.
“방송이 나간 뒤 ‘관심받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는 얘기를 종종 들어요. 실제 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하지 않고 내성적이에요. 어릴 때는 부모님이 일부러 웅변학원에 보낼 정도였어요. 저에게 유튜브는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세상을 배울 수 있는 수행의 한 종류라고 생각해요.”
무여 스님은 그간 소개했던 사찰 중 32곳을 선별해 <우리 함께 떠나요>를 최근 펴냈다. 앞으로도 영상을 통해 요가·사찰 음식·명상 등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불교를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무여 스님은 “구독자 수에 연연하지는 않지만 이왕 시작했으니 실버버튼 받는 것이 목표”라며 “기회가 된다면 국제 영화제에 출품할 수 있을 정도의 완성도를 갖춘 불교문화 관련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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