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살던 고시원 건물주 살해한 30대男…항소심도 징역 27년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시원 건물주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A씨(34)가 지난해 9월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거주하던 고시원의 건물주를 살해하고 현금 등을 훔쳐 달아난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10일 서울고법 형사13부(김우수·김진하·이인수 부장판사)는 강도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4)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징역 27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9월27일 자신이 머물던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시원 건물주인 여성 B씨(72)를 살해하고 카드와 통장, 10만원 상당의 현금 등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2013년 7월부터 해당 고시원에 거주하며 온라인 게임 머니를 현금으로 교환해 생활했다. 간간이 아르바이트하며 생활비를 충당했지만, 일정한 직업이 없었다.

그러다 A씨는 지난해 5월 게임에서 버그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아이디가 영구 정지됐다. 이후 그는 월세를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범행을 계획했다.

B씨는 고시원 건물 지하 1층에 있는 주거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고시원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범행 당일 성동구의 한 사우나 시설에서 A씨를 긴급 체포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살인 고의가 있었다고 보고 징역 27년을 선고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 신청은 재범 위험이 낮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A씨와 검찰 모두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피해자를 위해 일부 금액을 공탁한 사정은 유리한 사정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