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고소' 불똥 튄 특수교육…"통합교육 보완 계기 삼아야"
[EBS 뉴스]
웹툰 작가 주호민 씨가 자녀를 가르치던 특수교사를 고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선 장애학생들에 대해 무분별한 비난과 혐오의 발언도 번지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자칫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의 통합 교육이 위축되지는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먼저 영상 보고 오겠습니다.
[VCR]
지난해 기준 특수교육 대상자의 73%
7만 5천여 명 일반학교서 교육
통합학급에서 수업받는 학생은
1만 7천여 명…꾸준히 증가세
유엔장애인권리협약도
"모든 차원에서 통합적인 교육 보장"
하지만 주호민 씨 사건 알려지며
인터넷선 "통합교육 안 돼" 주장도
국회서 열린 통합교육 토론회
전문가들 "통합교육은 모두의 권리"
인터뷰: 이수현 통합학급 교사 / 경기 푸른솔중
"특수학급으로 분리를 했는데 그다음이 없지 않습니까? 이렇게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는 사실 특수교육 대상자뿐만이 아닙니다. 통합교육은 일반교육이고 우리가 모두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위축 우려 나오는 통합교육…미래는?
-------
서현아 앵커
조금 전 영상에 소개된 국회 토론회를 주최한 정의당 장혜영 의원과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의원님 어서 오세요.
최근 주호민 씨의 특수교사 고발 사건과 관련해서 조금 걱정스러운 상황들이 많이 전개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무분별한 혐오 표현 그리고 통합교육 자체에 대한 비난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 어떻게 보십니까?
장혜영 국회의원 / 정의당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사안의 본질은 유명인의 고발 사건이기 때문에 굉장히 비화되기는 했지만 통합교육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갈등 상황 중에 하나로 보이는데 그렇다고 하면 이 논란이 아니라 이제 발전적인 토론이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다양한 갈등 상황을 어떻게 중재하는 것이 좋은가 어떤 부분에서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한가 이런 방향으로 흘러가야 할 텐데요.
현재 논란의 양상은 그보다는 굉장히 파편적이고 불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잘잘못을 따지면서 누가 더 잘못했다, 뭘 잘못했다 이런 굉장히 날선 공방으로 번지고 있고 그 과정에서 굉장히 장애에 대한 강한 어떤 비하나 혐오의 표현들이 발생하고 그것으로 인해서 또다시 아예 이렇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교육을 받는 이런 통합교육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문제적이고, 반드시 이 토론이 보다 바람직한 쪽으로 올 수 있도록 바로잡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서서 소개해 주신 어떤 좌담회도 이제 그런 취지에서 준비된 것이기도 하고요.
서현아 앵커
굉장히 의미 있는 사례였을 것 같습니다.
통계를 보면 특수교육 대상자의 73%가 현재 일반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10년 새 통합학급에서 수업을 듣는 특수교육 대상자 수도 꾸준히 늘고는 있는데 이 숫자가 모든 것을 설명하지는 않지 않습니까?
실제로 통합교육 실태 어떻습니까?
장혜영 국회의원 / 정의당
말씀해 주신 것처럼 확실히 통합교육이 어떤 양적인 측면, 물리적인 측면에서는 증가해 왔습니다.
작년 기준으로 특수교육 대상자 10만 명 가운데에서 약 73%가 통합 교육을 받고 있고 그 가운데 약 55%가 이 통합학교 안에 특수학급에서 교육을 받고 있고요.
17% 정도가 이제 전일제 통합학급에서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수업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통합교육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또래 친구들과 함께 같은 학교에서 개별화된 욕구나 필요에 걸맞는 교육을 받고 있는가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사실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고요.
그런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에는 무엇보다도 어떤 필요한 인력 교원부터 시작해서 지원 인력까지, 어떤 그런 굉장히 질이 높고 통합교육의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개별화된 교육을 제공하기 어려운 수준의 인력과 예산 이런 문제가 있다고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전일제 학급의 경우에는 사실 일반 교사가 그런 장애를 가지고 있는 학생을 함께 이렇게 돌봐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까 대략 30명을 넘는 학급들이 많은 상황에서 서른 몇 명 되는 사람들 중에서 한 장애 학생에 대해서 개별화된 지원을 따로 제공하는 것은 사실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고요.
특수학급이라고 하더라도 법적으로는 특수교사 1명당 장애학생 4명까지 시행령을 통해서는 6명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사실은 이보다 더 많은 인원수를 돌보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설령 법적인 규정 안에서 돌본다고 하더라도 각기 장애 특성도 다르고 연령이 다른 이런 장애학생들을 교사 1명이 이렇게 돌보고 교육을 제공한다는 것이 개별적인 맞춤 교육을 제공하기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는 걸 쉽게 상상하실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들 때문에 통합교육에 있어서의 질적인 측면이 제대로 담보되지 못하는 것이고 그런 상황 속에서 사실 학교가 재미있고 수업에 집중을 할 수 있으면 돌발 행동 같은 것들이 발생하는 빈도는 현저히 낮아질텐데, 이렇게 지루하거나 혹은 뭔가 소외받는다는 기분이 들 때 장애학생들이 다양한 돌발 행동들을 하게 되고 그 행동들이 이게 일어난 어떤 구조나 맥락 차원에서 해결이 되기보다는 딱 그 행동만을 집어서 '아 역시 통합반은 안 되고 특수반으로 가야 해'라든가 '특수반도 안 되고 특수학교로 가야 돼'라는 방식으로 분리되는 조치가 일어나고 있다 보니까 또 그 과정에서의 중재도 모자라고요.
그래서 결국은 이 학부모 차원에서 학교 안에서의 중재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뭔가 아동보호법상의 아동보호전문기관 이런 기관들이나 장애인차별금지법상의 인권위 아니면 이번 경우처럼 뭔가 경찰이나 검찰을 통한 고발, 고소 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풀게 되는 안타까운 상황들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서현아 앵커
갈등이 일어나기 쉬운 구조 속에 있는데, 어쨌든 우리는 이 갈등을 기반으로 더 나아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 통합교육 현장의 갈등 중재를 위한 좌담회를 열었습니다.
현장의 많은 목소리 들어보셨을 텐데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뭐였습니까?
장혜영 국회의원 / 정의당
네, 근본적인 문제부터 먼저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요.
앞선 영상에서도 이수현 선생님께서 잘 짚어주셨던 것처럼 통합교육이 특수교육이라고 생각하는 강고한 관점이 문제라고 이구동성으로 말씀을 해주셨어요.
이 얘기를 풀어서 말씀을 드리면 사실 통합교육이라고 하는 건 이제 모든 교육 현장에서의 기본 원칙이기 때문에 특수교사뿐만 아니라 일반학급 교사 그리고 교장 선생님, 교육청에 계시는 교육공무원 여러분.
그리고 나아가서 교육부 혹은 이제 최근에 만들어진 국가교육위원회 이런 전체 대한민국 교육에 있어서의 기본이고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하는 주제라고 얘기가 되어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이 통합교육은 장애인을 위한 거기 때문에 특수교사가 고민할 문제, 특수교육 관련된 걸 전공한 사람들만의 문제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보니까 아무래도 예산을 배정하는 문제에 있어서나 혹은 공교육 전체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있어서 통합학급을 만들고 통합교육을 해야 한다고 하는 큰 방향성이 충분히 고려되고 있지 못하다라고 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법적으로 또 제도적으로 개선돼야 할 과제 마지막으로 짧게 부탁드리겠습니다.
장혜영 국회의원 / 정의당
통합교육이 정말로 대한민국 공교육의 원칙이다라고 한다면 말씀드렸던 것처럼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필요한 인력의 충원입니다.
특수교육 대상자 4명당 1명이라는 교사도, 보다 3명이라든지 더 가능하다면 2명까지도 좀 더 줄여서 개별화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그런 법적인 차원에서의 변화가 필요하고 그런데 사실 지금도 법적인 기준조차 특수교원의 수가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특수교사를 충원하는 문제에 있어서 충분한 예산이 배정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지금 당장 국회나 정부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내용인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이 장애 학생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키우기 위한 교육이 단지 특수교사나 학부모만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 모두의 문제다라는 점에 다시 한 번 기억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