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고 잠기고... 폭풍우 몰고 경기도 ‘강타’ [한반도 수직 관통 태풍 ‘카눈’]
주택 파손·도로장애·간판추락 등 경인 곳곳 피해 신고 ‘183건’ 달해
道 “도민들 피해 없도록 힘쓸 것”
“천장 무너져 내리고, 물바다 되고...태풍 피해가 너무 막심해 아무 말도 하기 싫어요.”
10일 오후 3시께 화성시 정남면 보통리의 한 공장. 이날 오후 2시까지 이곳에 77㎜에 달하는 비가 쏟아지면서 컨테이너 형태의 사무실 천장이 무너져 내린 상태였다.
벌어진 천장 틈 사이로 빗물이 하염없이 들이닥쳐 사무실은 온통 물바다가 돼 있었다. 황급히 플라스틱 통을 빗물받이로 사용해 봐도 잠시뿐, 물줄기는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
이를 지켜보는 공장 관계자들의 표정은 마치 나라를 잃은 듯 했다. 사무실 앞에서 나뒹굴고 있는 각종 집기류가 복잡한 이들의 심경을 대변해주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비슷한 시각 시흥시 조남동 일대 지식산업센터 건설현장은 전날부터 타워크레인이 흔들리는 현상이 발생, 공사가 전면 중단된 탓에 작업자 한 명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곳곳엔 빨간색 라바콘과 공사 안내판 등이 강풍에 쓰러진 채 널브러져 있어 전쟁통을 방불케 했다. 특히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칠 때면 공사 자재가 이리저리 날아다니는가 하면 타워크레인이 좌우로 심하게 흔들리는 등 위험천만한 모습도 수시로 나타나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김모씨(27·시흥)는 “비가 심하게 내리기 시작하면서 이곳 공사가 전면 중단된 것으로 안다”며 “태풍에 따른 피해가 없어야 할텐데, 벌써부터 여러 피해가 잇따르고 있어 걱정이다”라고 전했다.
한반도가 태풍 ‘카눈’ 영향권에 본격적으로 접어들면서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 곳곳에서 각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카눈이 북상하면서 이날 저녁부터 피해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경기도와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경인지역에 접수된 태풍 관련 피해 신고는 총 183건이다. 주택 파손과 토사 및 낙석, 도로 장애, 간판 추락 등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오전 9시13분께 인천 서구 원창동 한 공장에선 ‘구조물이 추락할 것 같다’는 119 신고가 접수돼 한때 이 공장 출입이 통제됐다. 비슷한 시각 인천 남동구 간석동에선 도로가 한동안 물에 잠겼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참가자들은 기존에 예정돼 있던 외부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체험프로그램 위주의 실내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도는 지난 9일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단계를 최고 단계인 3단계로 격상했다. 카눈이 수도권을 벗어나는 11일까지 대응 체계를 유지해 나갈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도민들의 생명·안전·재산에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김기현 기자 fact@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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