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둑 터지자 삽시간에" 물바다 된 마을…휩쓸린 60대 숨져
오늘(10일) 아침 남해안으로 상륙한 태풍 '카눈'이 10시간째 한반도를 정통으로 때리며 천천히 올라가고 있습니다. 급작스러운 폭우에 맨홀 뚜껑이 치솟고, 몸을 가누기 힘든 강풍에 지붕이 날아가는 등 전국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구에선 60대 한명이 목숨을 잃었고 전동휠체어를 탄 시민이 불어난 도랑물에 휩쓸려 실종되면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시각 현재 카눈은 서울 동남쪽 근처를 지나고 있습니다. 저희 JTBC 기자들이 카눈의 길목을 앞뒤로 지키며 내일 새벽 카눈이 완전히 빠져나갈 때까지 태풍 소식,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인명 피해가 난 대구부터 가보겠습니다. 60대가 숨진 마을에, 윤두열 기자가 나가 있습니다
윤 기자, 마을이 물에 다 잠겼군요?
[기자]
제 뒤로 외양간이 보이실 텐데요.
지금 소들이 물에 잠겨 있습니다.
집, 창고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얀 게 둥둥 떠다니는데 '사일리지'라고 부르는 대형 볏집덩이들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이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겨 있는 겁니다.
[이운우/대구 군위군 병수리 : 물 힘 때문에 문을 못 열었거든. 119(구급대원) 두 분이 당기고 밀고해서 보트 타고 나왔습니다.]
집 안에 갇힐 뻔한 주민들, 도움을 받고서야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소방당국은 혹시 못 나온 사람이 더 있을까, 보트로 계속 수색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망자도, 물이 갑자기 불어나면서 휩쓸려 간 건가요?
[기자]
네, 마을 농로를 걷던 60대 남성이 물살에 휩쓸렸습니다.
소방대원이 발견했을 때 심정지 상태였고,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앵커]
어쩌다 이렇게 물이 마을을 덮친 건가요?
[기자]
마을 옆으로 위천이라는 하천이 흐릅니다.
이 하천 둑이 터지면서 마을로 물이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당시 상황을 주민들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이기진/대구 군위군 병수리 : 저게 터져버리니까 삽시간에 물이 차버리죠. {5분 만에?} 예.]
[이기선/대구 군위군 병수리 : 짐승하고 창고에 연장하고 소하고. {마을 전체가 다 잠겼네요?} 네. 마을 전체가 다 잠겼어요.]
오늘 정오 쯤에 둑이 터졌는데, 태풍이 대구 바로 옆을 지나갈 때입니다.
폭우가 쏟아지고 있어서 피해가 더 컸습니다.
터진 이 둑, 불과 몇 달 전에 공사를 끝낸 둑이었습니다.
[앵커]
대구에선 실종자도 나왔는데, 아직 못 찾았나요?
[기자]
오늘 오후 1시 45분쯤엔 대구 달성군 가창면에서 전동휠체어를 타고 가던 60대 남성이 실종됐습니다.
인근 도랑에서 전동휠체어는 찾았지만 아직 실종자는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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