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금강보 해체 결정 취소에 "범람 불안" vs "옳은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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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물이 부족해 농민들이 보 수문을 닫으라고 항의하고 난리도 아니었죠. 이번 수문 상시 개방 폐쇄에 주변 농민들 반응은 긍정적이에요. 그런데 폭우 때 물이 넘칠까 봐 걱정되는 건 사실이네요."
백제보 인근에서 만난 청양군 주민 B씨는 "아무래도 이번 백제보 상시 개방 취소 결정은 농사 짓는 사람들에겐 좋은 소식"이라며 "다만 최근 집중 호우 때 발생한 피해가 장난 아니었는데, 수문을 닫을 경우 범람 위험성이 크지 않겠나"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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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리단 "현재 심의 단계…기존 체제 유지"
"예전엔 물이 부족해 농민들이 보 수문을 닫으라고 항의하고 난리도 아니었죠. 이번 수문 상시 개방 폐쇄에 주변 농민들 반응은 긍정적이에요. 그런데 폭우 때 물이 넘칠까 봐 걱정되는 건 사실이네요."
지난 9일 오전 9시쯤 백제보.
금강 하류 부여군 부여읍 정동리와 청양군 청남면 왕진리가 마주한 곳에 설치된 백제보(311m)의 가동보 수문 한 개는 완전 개방, 다른 2개는 일부만 개방돼 있었다. 금강 수위 조절을 위해 방류량을 관리하는 것이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백제보의 방류랑은 초속 44.7㎥. 평소와 비슷한 방류량이지만, 제6호 태풍 '카눈'의 북상에 따라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 수문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게 금강보관리단의 설명이다.
같은 날 오전 10시와 11시, 충남 공주시 공주보(웅진동-우성면 평목리, 280m)와 세종시의 세종보(348m).
두 곳의 보는 백제보와 달리 모든 수문을 완전 개방하고 있었다. 강 수위는 그다지 높지 않았지만, 수문을 완전 개방하면서 상당히 빠른 유속을 보였다.
특히 세종보의 경우 지난 2018년 완전 개방된 이후 5년간 방치됐는데, 시설 노후화에 따라 대대적인 복구작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세종시민 A씨는 "수년 동안 세종보 문제로 시민들은 찬반 논란에 휩싸였고, 이는 지금도 진행형"이라며 "시민들에게 친수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세종시의 입장이나 자연성 회복을 역설하는 환경단체의 주장 모두 일리 있는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지난 4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회의를 열고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을 취소하는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지난 2021년 당시 결정한 세종보·공주보 해체와 백제보 상시 개방 등을 전면 백지화한 것이다.
이를 두고 금강의 3개 보 인근 주민들은 기대 반 우려 반의 분위기다.
백제보 인근에서 만난 청양군 주민 B씨는 "아무래도 이번 백제보 상시 개방 취소 결정은 농사 짓는 사람들에겐 좋은 소식"이라며 "다만 최근 집중 호우 때 발생한 피해가 장난 아니었는데, 수문을 닫을 경우 범람 위험성이 크지 않겠나"라고 우려했다.
B씨 등 백제보 주변 농민들은 보 상시 개방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은 편이다.
실제 이날 백제보에 위치한 금강보관리단 건물 앞에도 '백제보 개방 결사반대'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에 대해 금강보관리단에선 상시 개방 백제화에 대해 세부적인 지침이 나오지 않은 상황으로, 지침이 나올 때까지 기존대로 수문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금강보관리단 관계자는 "아직 물관리위의 안건만 의결됐고 행정절차나 지침은 따로 내려온 게 없어 기존과 동일하게 관리 수위를 유지하는 중"이라며 "안건 의결도 준비 단계에 가까우며, 지침이 내려올 때까진 현재 관리 방법대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9일 태풍 '카눈' 대비 대책 회의에서 "태풍 상륙 전 물그릇을 충분히 확보해 하류를 보호해야 한다. 기상 상황과 하천 상·하류 상황을 종합 고려해 방류 대상 댐과 방류량 조정을 면밀히 검토하라"고 지시한 뒤, "4대강 보도 집중호우 때 홍수가 원활하게 소통될 수 있도록 탄력 운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4일 국가물관리위원회 제9회 회의에서 "일상화된 기후 위기로 홍수, 가뭄 등 극한 기상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보 처리방안 취소 결정으로 4대강 보의 활용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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