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3년 전 악몽에 불안... 걱정만큼 큰 피해는 없어"

유혜인 기자 2023. 8. 10.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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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 태풍 특보가 내려진 10일 오후 1시 40분쯤 찾은 도마동의 한 주택가.

얼마 전 폭우를 쏟아 부었던 장마로 대전지역 곳곳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한데다, 태풍이 내륙을 관통한다는 소식을 접하자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실제 3년 전 큰 상처를 입었던 도마동과 정림동에서는 담벼락 붕괴로 인한 차량 파손과 갑천 산책로 일부 안전시설 유실 등의 피해에 그쳐 걱정을 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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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 겪었던 정림동 도마동 일대 주민들 태풍 관통소식에 불안
담벼락 붕괴, 차량파손, 갑천 일부 범람 등 그쳐 안도의 한숨
10일 오후 1시 40분쯤 찾은 대전 서구 도마동의 한 주택가 담벼락이 무너지면서 그 앞에 주차돼 있던 차량 4대가 훼손됐다. 사진=유혜인 기자

"태풍에 담벼락이 무너질 줄은 몰랐죠. 더 큰 피해가 생길까봐 무서웠는데…"

대전에 태풍 특보가 내려진 10일 오후 1시 40분쯤 찾은 도마동의 한 주택가. 이곳에서 만난 시민 이모(50) 씨는 연신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한가득 걱정을 쏟아냈다. 그러면서도 걱정만큼 피해가 크지 않았던 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씨의 차량은 도마동의 한 연립주택 담벼락 붕괴로 천장이 무너지는 피해를 입었다. 이 씨의 승용차와 함께 담벼락 밑에 주차돼 있던 나머지 3대의 차량도 창문이 깨지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이 씨는 "12시 조금 넘어서 갑자기 담벼락이 무너졌다. 아무리 큰 태풍이 와도 10년 넘게 이런 적은 없었다"이라며 "사람이 없어서 천만다행이다. 있었으면 아주 크게 다쳤을 것"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제6호 태풍 '카눈'으로 대전에 태풍 특보가 내려지자 시민들은 가족과 지인, 이웃들이 피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지난 2020년 침수로 인명피해가 발생했던 서구 정림동 주민들은 태풍 관통 소식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얼마 전 폭우를 쏟아 부었던 장마로 대전지역 곳곳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한데다, 태풍이 내륙을 관통한다는 소식을 접하자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이 동네에서 30년을 살았다는 주민 양모(87) 씨는 "오늘도 물이 불어서 갑천 산책로가 일부 잠기고, 안전시설물도 부서졌다"며 "비가 올 때마다 마음이 불안해 잠을 못 잔다. 아파트가 물에 잠겨 사람이 죽고, 갑천이 범람해 난리가 났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전했다.

2020년 당시 시간당 최대 102㎜의 폭우로 저지대에 자리한 아파트의 1층 28세대가 물에 잠기면서 1명이 숨졌고, 차량 78대가 침수됐다.

이 아파트 앞에서 만난 주민 김모(68) 씨는 "아파트가 낮은 지대에 있기도 하고, 그때 배수로 청소가 안돼 있어서 피해가 컸다"며 "정비도 다 됐고, 아파트 단지 마당에 물 빼는 펌프도 있지만 아파트가 낮은 건 매한가지라 그래도 불안하긴 하다"고 말했다.

당시 피해가 컸기 때문이었을까. 주민들과 해당 관청인 서구청의 협력으로, 다행히 올 여름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상처는 깊지 않았다.

서구청도 우기 전 안전시설을 정비하는 등 예방조치를 철저히 해놨다고 밝혔다.

실제 3년 전 큰 상처를 입었던 도마동과 정림동에서는 담벼락 붕괴로 인한 차량 파손과 갑천 산책로 일부 안전시설 유실 등의 피해에 그쳐 걱정을 덜었다.

서구청 재난안전과 관계자는 "호우 피해로 주민들이 겪었던 불편함과 심리적 부담을 알기에 우기 전에 방수벽, 차수벽 역할을 알 수 있는 담장을 설치했다"며 "올 6월에도 대형 펌프 4대를 설치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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