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대변인, 방송 장악 지적에 "언론사가 치외법권 지역은 아니잖느냐"
윤희석 "문재인 정부 때 보다 덜 폭력적, '장악' 표현 과해" 강민국 "논의안해"
최경영 "KBS MBC 가짜뉴스? 근거있냐" 홍석준 "나름 근거있어"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밀어붙이고 있는 KBS와 MBC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및 이사진 교체 시도가 방송장악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자 국민의힘은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국민의힘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 때 했던 방식 보다 덜 폭력적이며, '방송장악'이라는 표현은 과하다면서 KBS와 방문진 이사장 감사결과를 보고 나서 비판해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0일 국회 본관 228호 앞에서 최고위원회의 후 백브리핑에서 '방통위가 KBS와 MBC 방문진 이사로 각각 서기석 전 재판관과 차기환 변호사로 추천 임명했는데, 방송장악을 본격화하기 위한 시도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거기에 대해서 전혀 논의된 바도 없고 얘기된 바도 없다는 말씀 드린다”고 답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브리핑 말미에 잇달아 'KBS와 MBC 방문진의 이사 여야비율을 여당 다수로 바꿔야 한다고 보느냐' '지금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어서, 예전에 여당 입장에서는 이를 방송장악이라고 비판했다, 그렇게 해서 경영진을 교체하는 게 부당하다고 비판했는데, 지금은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느냐'는 질의에도 “내가 잘 몰라. (우리가) 그런 입장을 낸 것도 아니고. 그런 부분에 대해 당에서 따로 입장이 없다.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전날 '방송의 정상화의 과정'이라고 유상범 수석대변인이 말했는데, 그걸 방송정상화라고 하는 건 과거 방송장악이라고 비판한 것과 모순이 되는 것 아니냐고 질의하자 강 수석대변인은 “딱히 전혀 언급된 바 없다고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9일 저녁 방송된 SBS <8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법률가 출신의 두 분이 이사진에 임명됨에 따라, 공정하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방송 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방송이 정상화돼야 한다는 주장과 관련해 최경영 KBS 기자와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아침 라디오에서 날선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홍석준 의원은 10일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사회 구성이 이렇게 지금 달라져야 한다', '방송이 정상화돼야 된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방송이 정상화돼야 된다는 게 그게 무슨 의미냐는 최 기자의 질의에 “지금 공영방송이라고 불리고 있는 KBS, MBC, YTN 등의 상당수가 저희들 시각으로 봤을 때는 너무 좀 좌편향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답했다.
이에 최 기자가 '집권여당 권력이시잖느냐, 그런데 권력의 생각에 좌편향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할 수 있느냐고 되묻자 홍 의원은 “그 근거는 지금 사장이라든지 주요한 경영진이 전부 다 지금 민노총 출신 간부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시사 프로그램이나 패널 선정이 너무 많이 치우쳐져 있다”며 “거기에서 나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가짜뉴스나 왜곡된 뉴스가 너무 지금 많이 생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KBS와 MBC가 가짜 뉴스를 생산하고 있다는 주장에 최 기자가 '언론중재위라던지 사법부에 제소를 할 수도 있을텐데, 그런 것을 통해서 뭘 했느냐', '검증을 받았느냐'고 반문하자 홍 의원은 “그러니까 국정감사라든지 또 뭐 방심위라든지”라고 답했다. '국정감사가 아니고 언론중재위나 사법부를 통해서 한 것이 있느냐', '나온 것이 있느냐'는 이어진 질의에 홍 의원은 “그런 사항에 계속해서 저희가 주장을 하고 합리적인 저희들 나름대로 그런 어떤 근거가 있다”고 답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정권이 바뀌면 하는 인사 추천을 방송장악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과하다며 감사결과가 나온 뒤 비판하라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본관에서 미디어오늘 기자와 만나 방통위의 서기석, 차기환 이사 임명(추천)과 권태선 남영진 이사장 해임 추진이 국민의힘도 비판했던 방송장악 방식이 아니냐는 질의에 “(두 이사 임명은) 정권을 잡으면 자기 사람으로 임명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 그건 맞지 않느냐”고 답했다.
'서 이사의 경우 해임된 윤석년 이사 후임인데, TV조선 조작 관련 기소됐지만 확정판결이 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해임하면 나중에 뒤집어질 수 있지 않느냐'는 질의에 윤 대변인은 “(문제가 있는데) 대법원 판결 전까지 어떠한 행위도 하지 않고 그대로 놔두는 조직은 없다. 직위해제도 하고 다 그렇게 한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이 상황이 문재인 정권 2017년도에 있었던 상황보다는 덜 폭력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윤 대변인은 “권태선 이사장의 경우 방문진, MBC 경영 관련 방문진 대주주로서 임무 해태에 대한 판단인데, 2017년도처럼 이사 집앞에 가서 시위하고 파업한 것과는 다르다”며 “MBC가 방만한 경영을 하고 아무런 제재도 조치도 없는데, 이사장에 아무런 제재를 안해서 되겠느냐”고 답했다.
방송장악 비판을 두고도 윤 대변인은 “방송장악이라는 단어선택이 과하다”며 “우리가 어떻게 장악을 하겠느냐. 기자들 그대로 있는데”라고 했다. 윤 대변인은 “감사는 감사대로 진행하는 건데, 그걸 장악이라고 하면. 정권을 왜 잡느냐”고 했다. '정권을 잡아도 언론은 놔두고 (임기보장등) 독립성을 존중해줄 수 있지 않느냐'는 질의에 윤 대변인은 “경영상 문제를 방치하는 거를 언론사 경영진이라고 해서 놔두라고 하는 논리는 어디서 나오는거냐”며 “ 언론사가 치외법권 지역은 아니잖느냐”고 말했다. 그는 “감사결과가 정말 비논리적이면 그때 비판하라”며 “이런 움직임만 갖고 비판하기엔 빠르다. 내용이 없잖느냐”고 했다.
'인위적으로 끌어내려서 여야 비율을 뒤바꾸려고 하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의심은 든다'는 질의에 윤 대변인은 “임기가 있는 사람이 문제가 없는데 바꾸려는 게 아니다”라며 감사받을 만큼 뭔가 이사장에 문제가 있으니 책임을 묻는 차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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