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절감, 속도전, 미숙련 노동자…붕괴 사고가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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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성 상가 건물 공사 현장에서 9일 노동자 두명이 사망한 붕괴 사고를 두고 공사 기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한 공법 사용과 숙련 인력 부족이 맞물린 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건설노조는 지난해 7월 대전 중구 주상복합 신축 아파트 건설 현장과 지난해 10월 안성에서 발생한 저온물류창고 신축공사 현장 역시 데크플레이트 공법을 쓰면서 이음 부분 용접 불량으로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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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
경기 안성 상가 건물 공사 현장에서 9일 노동자 두명이 사망한 붕괴 사고를 두고 공사 기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한 공법 사용과 숙련 인력 부족이 맞물린 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건설노조는 10일 오후 국회에서 ‘안성 신축공사현장 사고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무리한 속도전이 맞물린 데크플레이트 시공이 재해의 원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안성시 옥산동의 신축 공사장에서 이 공법을 이용해 타설을 하던 중 9층에서 데크플레이트가 붕괴되며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경상을 입었다. 사망한 이들은 베트남 국적의 형제로 이 중 한 명은 비자가 만료된 상태였다. 건설노조는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무량판 구조처럼 이 공법 역시 신속한 시공을 위해 (건설사들이) 선호하지만, 한국 건설 현장의 불법 다단계 하도급과 속도전이 맞물려 노동자들에게는 ‘공포의 공법’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데크플레이트’ 공법은 건축물 바닥에 콘크리트를 타설할 때 보통 쓰는 합판 구조물(거푸집)이 아닌 미리 만들어진 철로 된 구조물(데크플레이트)을 바닥에 깔아 그 위에 콘크리트를 붓는 방식이다. 거푸집을 활용한 공법에 견줘 콘크리트가 굳을 때까지 하중을 견뎌주는 동바리(가설 지지대)를 설치하지 않고 지지대를 보 쪽에만 설치하면 된다. 때문에 빠른 건설이 가능하고 자재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 다만 데크플레이트를 기둥에 단단히 고정해야 하고, 무게 중심을 잘 맞춰야 하는 등 시공 과정에서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건설노조는 지난해 7월 대전 중구 주상복합 신축 아파트 건설 현장과 지난해 10월 안성에서 발생한 저온물류창고 신축공사 현장 역시 데크플레이트 공법을 쓰면서 이음 부분 용접 불량으로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다. 함경식 노동안전연구원 원장은 “해당 공법은 시공 과정에서 보와 데크플레이트를 연결하는 단계에 부실 발생이 높은 공법”이라며 “시공하는 건설 노동자의 기능 정도가 산재 사고와 부실공사에 절대적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데, 이를 검증할 국가적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사망 사고처럼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건설현장에서 이주 노동자는 더 쉽게 산재 사고에 내몰린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건설업에서 이주 노동자의 산재사망 만인율(1만명 당 산재 사망자 수)은 2020년 기준 5.97퍼밀리야드로 전체 노동자(2.81퍼밀리야드)보다 두배 이상 높았다. 모든 산업을 통틀어 전체 노동자와 외국인의 산재 사망률 격차가 가장 컸다. 안성 공사 현장 사고에서도 사망자 두 명은 베트남 국적, 부상자 네 명은 중국 국적 노동자였다.
전재희 건설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은 “외국인력, 특히 미등록 노동자의 경우 제도적 보호 없이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내몰리기 쉬운데다 복잡한 공법이나 위험한 상황 등에 대해 설명을 이해하지 못하고 투입되는 경우가 많아 위험에 쉽게 노출된다”며 “불법 고용과 관련한 정부의 완화책들이 외국인 미숙련 인력을 늘리고, 또 위험에 내모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정부는 지난 6월 불법 외국 인력 고용이 적발됐을 때 해당 업체에 하던 고용 제한을 해당 사업장(공사현장)에만 적용하도록 규제를 완화한 바 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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