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 고성에 오늘만 332㎜ 물폭탄…대구 1명 사망·1명 실종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덮치면서 1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도로유실이나 침수 등 시설피해 신고도 속출했다. 침수나 산사태에 대비해 1만여명이 사전 대피하고,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든 교육시설들은 등교시간을 조정하거나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태풍을 피해 전국 8개 시·도로 숙소를 옮긴 '2023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이하 세계잼버리) 대원들은 모두 영외활동 대신 실내 프로그램으로 하루 일정을 보냈다.
1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카눈'은 이날 오전 9시20분 남해안에 상륙해 느린 속도로 북진하며 약 15시간 동안 우리나라에 강풍을 동반한 비를 쏟을 예정이다. 특히 카눈은 1951년 기상청이 처음 태풍 진로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한 이래 최초로 한반도를 남북으로 가로지른 태풍으로 기록됐다. 이날 자정부터 오후 5시까지 강원 고성에 가장 많은 비(332.4mm)가 내렸다.
대구 지역에선 가장 먼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낮 12시33분에는 대구 군위군 효령면 일대 남천에서 60대 남성 A씨가 물에 휩쓸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오후 1시45분 대구 달성군 가창면 상원리 일대에서 전동휠체어를 타던 장애인 B씨가 도랑에 빠진 뒤 실종돼 경찰과 소방당국이 나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북에선 18명이 침수로 고립됐다 구조되는 등 범람으로 인한 사고가 잇따랐다. 다만 중대본은 이번 사망자와 실종자를 자연재난에 의한 인명피해로 집계하지 않았다.
중대본 관계자는 "사고원인을 보다 면밀하게 살핀 뒤에 자연재난에 의한 인명피해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사망이나 실종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원인이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로 침수나 유실이 51건 발생했고, 경북에선 저수지 제방 일부가 유실되는 등 공공시설 피해가 발생했다. 대구에선 주택 11채가 침수되는 등 사유시설 피해도 발생했다.
정부는 태풍 위험에 따라 1만487세대 1만4153명을 사전 대피시켰다. 도로 620개소, 해안가 198개소 등의 진입을 미리 막았다. 하늘길과 바닷길도 모두 멈췄다. 14개 공항에서 항공기 355편이 결항됐고, 여객선 102개 항로 154척의 운항이 중단됐다. 철도는 일반선 5개 노선과 부산 지역 1~4호선의 운행을 중지했다.
태풍 상륙 당시 등교 시간이 겹친 부산과 경남, 대구와 경북, 울산 지역 1579개 학교는 등하교 시간을 조정하거나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는 식으로 태풍에 대비했다. 경남 318개교와 경북 243개교는 학사일정을 조정했고, 부산 238개교와 대구 4개교, 울산 118개교, 경북 131개교, 경남 313개교 등은 원격수업을 진행했다.
이날 오전 6시쯤엔 구미시 선산읍 '독동리 반송'(천연기념물 357호) 일부가 쓰러져 문화재청에 신고됐다. 이 반송은 나이가 약 400년으로 추정되며, 국내에 6그루 밖에 없는 천연기념물이다.
정부가 중대본을 중심으로 총력 대응에 나선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도 사실상 재난 컨트롤타워로 24시간 비상 근무체제를 유지하며 태풍 상황을 긴밀히 보고받고 대응 방안을 즉각 지시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대통령실은 국정상황실 중심으로 중대본과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면서 대응 중"이라며 "인명 피해 최소화를 중심에 두고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관계 부처와 유기적으로 협력하면서 국민 보호에 만전을 기했다"고 밝혔다.
한편 중대본부장 겸 세계잼버리 정부 비상대책반 간사를 맡고 있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낮 12시 세계잼버리 메인행사인 'K-팝 슈퍼라이브'가 열리는 서울 월드컵경기장을 찾아 직접 안전점검에 나섰다. 4만3000여명의 인원이 참석하는 만큼 이 장관은 인파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요원 배치 계획과 입출구 등 참가자들의 동선을 일일이 확인하고, 행사장 진·출입로에 보행공간과 비상 대피로 확보 여부를 확인했다. 또 비와 강풍으로 인해 현장에 설치된 무대장치와 시설물 등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를 주문했다. 정부는 콘서트가 열리는 오는 11일 오후 7시엔 태풍 카눈의 영향력에서 벗어난다고 보고 예정대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창명 기자 charm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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