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수출금융 지원 22조 늘려 63조 공급"

김주현(오른쪽 두번째) 금융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수출금융 종합지원대책 민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과 정부는 수출 경쟁력 강화와 무역수지 흑자 유지를 위해 수출금융 규모를 기존 41조원에서 63조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수출금융 지원에 정책금융기관과 민간은행 참여 폭도 늘려, 대기업·협력업체 동반 해외수주 진출을 적극 돕는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수출금융 종합지원대책' 민당정(민간·여당·정부)협의회를 마친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당정은 비상이 걸린 우리 수출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자리였다.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해 민당정이 다양한 의견을 주고 받으며 대책을 논의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민당정엔 여당 정책위에서 박 의장과 이만희 수석부의장·송석준 부의장이 참석했다. 정부 측 김주현 금융위원장·윤희성 수출입은행장·김복규 산업은행 전무·김형일 기업은행 전무·김광수 은행연합회장 등이, 민간기업 측에선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장·정윤모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등이 자리했다.

브리핑에 따르면 당정은 수출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존의 수출금융 41조원에 신규 22조원을 추가해 총 63조원 공급한다. 추가 공급분 중 수출전략산업의 경쟁력 강화 부문에 대부분인 17조9000억원이 할애되며, 새로운 수출 판로 개척 지원에도 최소 4조1000억원이 공급된다.

수출금융 지원에 민간·공공 협업도 강화된다. 박 의장은 "그동안 정부가 발표한 수출지원 대책은 예산, 정책금융기관의 저리대출·보증 등 공공부문 재원 바탕이라면 이번 대책은 정책금융기관과 민간은행이 힘을 합쳐 자금지원 역할을 하도록 설계함으로써 은행의 역할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대기업과 동반해 해외 진출하는 협력업체에 대해 공적보증기관과 은행이 협업해 1조원 규모의 수출금융을 지원한다"며 "현대자동차가 해외 전기차 공장을 건설할 때 협력업체가 같이 진출할 수 있도록 현대차·신용보증기금·은행권이 협력해 필요자금 30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당정은 또 '해외 프로젝트 패키지 금융모델'을 구축해 대규모 해외 수주를 지원한다. 산업은행·수출입은행·한국무역보험공사 등의 정책금융기관과 시중은행이 참여해 협력업체에 대한 특례보증 대출을 실시,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대출 규모는 최소 3000억원, 대출 금리는 최대 1.5%포인트(p) 인하한다.

정책금융기관과 별도로 시중은행이 4조6000억원 규모의 우대 상품을 신설 지원한다. 그동안 수출기업 대금결제 애로 해소는 시중은행 영역이어서 정부대책에서 제외됐지만, "이번엔 시중은행들이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는 게 당정 측 설명이다.

박 의장은 또 "수출기업들은 고금리로 환어음 할인율, 신용장 매입수수료 등이 높아져 어려움을 토로해왔다"며 "2500여개 우수 수출 중소·중견기업에 대해 환어음 할인율을 최대 1.7%포인트 인하하고 신용장 매입수수료를 최대 0.7%포인트 인하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공개 협의회에서 박 의장은 "수출 확대에 대한 당과 정부의 지원 의지는 확고하다. 윤석열 대통령께서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 UAE로부터 300억달러 투자 약속을 받아냈고, 작년 11월부터 5차례 수출 전략회의를 직접 챙기시면서 수출을 독려했다"며 민·관이 합심하자고 주문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범정부적 수출 지원을 해왔지만 고금리, 자유무역 기조 약화 등으로 수출기업이 느끼는 수출환경은 여전히 좋지 않다"며 "기존 대책들이 정책금융기관 위주 지원인 반면 이번 대책은 은행들과 같이 직접 대화하면서 은행들을 적극 동참하게 해 지원효과를 극대화했다"고 말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도 4조6000억원 규모 수출 특화상품 공급에 5대 은행이 나선다며 "은행권에서 취급하고 있는 신기보 특례보증 대상 기업에 대해 모두 우대금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용장, 선물환 계약 등 관련 수수료를 최대한 낮추고 수출 환어음 할인율을 낮추겠다고도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