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리키며 `공세적 전쟁준비` 지시한 김정은

김미경 2023. 8. 10.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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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선부대들에 '공세적 전쟁준비'를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또 김 위원장이 군 장성 들 앞에서 대한민국 지도를 펼쳐놓고 서울과 충남 계룡대 인근을 지목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진도 공개했다.

군 당국 관계자는 "한미 핵협의그룹(NCG) 등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에 맞서 북한이 유사시 한국의 수뇌부를 가장 먼저 제거하겠다는 전쟁계획을 구체화한 것"이라며 "김정은이 4개월 만에 또 남한 지도를 펼쳐 들고 협박한 것은 한미의 확장억제 강화를 두려워한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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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하며 남한 지도에서 서울을 가리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선부대들에 '공세적 전쟁준비'를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또 김 위원장이 군 장성 들 앞에서 대한민국 지도를 펼쳐놓고 서울과 충남 계룡대 인근을 지목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진도 공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유엔군사령부 주요 직위자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간담회를 갖고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과시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9일 확대회의를 주재하며 전선부대들에 중요 군사행동지침을 시달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이달 예정돼 있는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위협 차원으로 보인다.

통신은 김 위원장 회의에서 적들의 공격을 압도적인 전략적 억제력으로 일거에 무력화시키고 동시다발적 군사적 공세를 취하는 문제를 토의했다고 밝혔다. 최근 탄도미사일 등 무력도발을 하면서 한반도 긴장감을 높였던 북 측이 실질적 군사행동을 준비한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통일부와 우리 군은 한미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북한이 지속적인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와 대북 확장억제를 견제하려는 의도라고 파악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서울과 계룡대 등을 가리키는 사진을 공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앞서 지난 4월에도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평택 주한미군 기지 일대를 가리키는 사진을 통신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군 당국 관계자는 "한미 핵협의그룹(NCG) 등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에 맞서 북한이 유사시 한국의 수뇌부를 가장 먼저 제거하겠다는 전쟁계획을 구체화한 것"이라며 "김정은이 4개월 만에 또 남한 지도를 펼쳐 들고 협박한 것은 한미의 확장억제 강화를 두려워한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오는 18일 미국 워싱턴D.C.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를 준비 중인 윤 대통령은 이날 유엔사를 대통령실로 불러 간담회를 갖고 향후 유엔사 활동 방향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북한은 지금도 유엔사를 한반도 적화 통일의 최대 걸림돌로 여기고 있다. 북한과 그들을 추종하는 반국가 세력들이 종전 선언과 연계해 유엔사 해체를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는 이유"라며 "현명한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이들의 가짜 평화 주장에 결코 속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하도록 압도적이고 강력한 힘에 의한 평화를 구현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은 강력한 한미 동맹을 핵심 축으로 유엔사 회원국들과의 튼튼한 연대를 통해 진정한 평화를 보장하고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확실히 수호해 나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간담회에는 폴 라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앤드루 해리슨 유엔군 부사령관 등이 참석해 비공개로 유엔사 현안에 대한 브리핑을 가졌다. 한미동맹 강화를 안보 제1전략으로 삼아온 윤 대통령이 유엔사를 안보 핵심 전력의 하나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임인 문재인 정부에서 종전선언을 추진하며 사실상 축소된 유엔사의 역할과 기능을 복원하는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부산에서 열린 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에서 "오늘의 대한민국은 유엔군의 희생과 헌신, 피 묻은 군복 위에 서 있다"면서 "1953년 정전협정 체결 후 70년이 지난 지금도 유엔군사령부는 한반도 평화를 지키고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핵심적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외교부는 북한의 공세적 전쟁준비 지시에 '태풍 안전이나 신경쓰라'고 일침을 가했다. 안은주 외교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날로 피폐해져 파탄 지경에 이른 민생은 아랑곳하지 않고 전쟁 준비를 운운하는 것을 개탄한다"며 "우리는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북한의 허황된 무력도발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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