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일 참은 국민타자, 결국 칼 빼들었다…1차지명 유격수, 이 기회 잡을까

김민경 기자 2023. 8. 10.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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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이유찬(왼쪽)과 이승엽 감독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 내야수 이유찬(25)이 올 시즌 처음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개막 131일 만이다.

두산은 10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이 비로 취소된 가운데 이유찬을 2군으로 내려보내고, 내야수 안재석(21)을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안재석은 지난 6월 17일 허리 부상 여파로 2군에 내려갔고, 재활과 재정비를 마치고 무려 54일 만에 1군에 합류했다.

이유찬은 이승엽 두산 감독이 올해 공을 들여 키운 차기 주전 내야 요원이다. 이유찬은 지난해 상무에서 전역하고 복귀하면서 큰 기대를 모았다. 주력은 입대 전부터 두산 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고, 수비력도 2루수를 맡기기에는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타격이 가장 보완해야 할 숙제였는데, 상무에서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으면서 일취월장했다. 지난해 상무에서 82경기, 타율 0.350(320타수 112안타), 6홈런, 64타점을 기록하며 복귀 이후의 기대감을 높였다.

이 감독은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올해 호주 스프링캠프까지 주전 유격수 경쟁을 유도했다. 베테랑 김재호(38)와 함께 이유찬, 안재석, 박계범(27) 등이 후보였다. 공수에서 가장 안정적인 김재호의 컨디션이 빨리 올라오지 않는 상황에서 센터라인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젊은 유격수가 필요했다.

이유찬은 이 감독이 가장 먼저 선택한 선발 유격수였다. 생애 첫 개막전 선발 유격수로 이름을 올리는 영광을 안았고, 이 감독은 그런 이유찬에게 "프로는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이유찬은 2017년 두산에 입단해 올해로 프로 7년차지만, 지난해까지는 1군에서 백업으로만 커리어를 쌓았다. 1군과 2군을 오가며 제대로 1군에서 풀타임 시즌을 치른 적이 없었다.

▲ 이유찬 ⓒ 두산 베어스
▲ 이유찬 ⓒ 두산 베어스

사실상 올해 첫 풀타임 시즌을 맞이하면서 이런저런 고충을 하나씩 겪었다. 여름이 가까워지면서 체력 저하로 수비와 주루 플레이 등에서 실수가 나오는 일이 잦아졌다. 수비와 주루는 이유찬의 강점이기에 실수가 나와서는 안 되는데, 강점이 무너지면서 자신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시간을 보냈다.

유격수에서 2루수로 자리를 옮기면서 잠시 안정을 찾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실수를 만회하고 더 잘하고자 하는 의욕이 앞서 더 잦은 실수로 이어지는 일이 많아졌다. 실책이 13개에 이른다. 냉정히 유격수 김재호, 2루수 강승호와 경쟁에서 밀린 것도 사실이다. 이 감독이 고심 끝에 2군행을 통보한 배경이다.

이 감독은 늘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고 강조한다. 누군가의 위기는 누군가에게 기회다. 이유찬이 놓친 기회는 안재석에게 돌아갔다. 안재석은 2021년 1차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하면서 김재호의 뒤를 이을 차기 주전 유격수로 기대를 모았고, 이 감독이 지난해 10월 부임 당시 "해설위원 시절 안재석을 눈여겨봤다"고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안재석은 올해 프로 데뷔 이래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20경기에서 타율 0.180(50타수 9안타), 1홈런, 4타점에 그쳤다. 타격도 타격이지만, 신인급 치고 매우 안정적이라 평가받던 수비까지 흔들리면서 2군에서 오랜 기간 재정비하는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 김재호 ⓒ 두산 베어스

두산 젊은 유격수들이 전부 흔들리는 상황에서 김재호가 버텨주지 못했다면, 지금 5강 싸움은 불가능했다. 김재호는 시즌 초반 어린 선수들에게 계속 자리를 내줘야 했지만, 묵묵히 기다린 끝에 무더운 여름부터 선발 출전 기회를 늘려 나가기 시작했다. 시즌 성적은 50경기, 타율 0.308(120타수 37안타), 12타점이다. 꾸준한 안타 생산력과 작전 수행능력을 바탕으로 최근 2번타자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면서 유격수로 내야진의 중심까지 잡아주고 있다. 전성기와 비교해 수비 범위가 좁아졌다는 말이 나와도 현재 냉정히 김재호를 밀어낼 유격수가 안 보인다.

그래도 김재호의 체력 부담을 나눌 선수는 필요하다. 이 감독은 "김재호가 정말 좋다. 정말 잘하고 있어서 매일매일 경기를 나갈 수밖에 없다. 베테랑이고, 우리 나이로 39살이라 관리도 해야 하지만, 지금 대안이 없지 않나"라고 냉정하게 현실을 짚었다.

2군에서 절치부심하고 돌아온 안재석은 김재호의 부담을 나누며 후반기 막판 순위 싸움에 힘을 보탤 수 있을까. 안재석은 퓨처스리그 8월 5경기에서 타율 0.273(11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 안재석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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