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싼다고 큰소리 치더니…역전된 전세시장, 계약 연장 해달라네요

정석환 기자(hwani84@mk.co.kr) 2023. 8. 10. 19: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전세 신규계약 비중 감소
역전세 부담 완화로 계약 갱신 늘어
서울 전셋값 12주 연속 상승
모든 구에서 2주 연속 오름세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올해 4월 이후 수도권 아파트 전세시장에서 신규 계약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값이 빠르게 회복하면서 역전세 가능성이 낮아지자 비용을 들여 이사하는 것보다 갱신 계약을 선택하는 임차인이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상황이 반영되듯 최근 서울과 수도권 전셋값은 각각 12주, 7주 연속 상승 중이다. 전세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며 매매 시장을 떠받치면서 전국 부동산 시장에도 온기가 도는 모습이다.

10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것에 따르면 올해 1~7월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서 체결된 아파트 전세 계약 24만8324건 중 신규 계약(14만3118건) 비중은 4월 60.3%에서 7월 54.7%까지 감소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수도권 전세 신규계약 비중은 연초부터 4월까지 꾸준히 상승하다가 7월에는 연초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 역전세와 빌라 사태 등 영향으로 전셋값이 급락하자 새 집을 찾던 사람들이 시장이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기존 집에 눌러앉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수도권 전역에서 신규 계약 비중이 낮아진 가운데 감소폭은 서울, 경기, 인천 순으로 나타났다. 4월 59.7%를 기록한 서울의 신규 전세 계약 비중은 지난 달 52.0%로 7.7%포인트 줄었다.

경기와 인천은 각각 5%포인트, 1.8%포인트 감소했다. 전세 가격 회복이 빠를수록 ‘갈아타기’ 움직임이 둔화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현상은 지역 뿐만 아니라 아파트 연식 차이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입주 5년 이내 아파트의 전세 신규계약 비중은 1월 29.7%에서 꾸준히 감소하면서 5월 이후 21% 수준을 유지 중이다. 반면 21~30년 이내 노후 아파트는 신규 계약 비중이 1월 23.7%에서 지난달 30.6%로 오히려 증가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새 아파트가 오래된 아파트보다 가격 회복력이 상대적으로 좋은만큼 역전세 리스크가 낮고, 전셋값이 높아 이사 가격 부담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지역별로 보면 최근 전셋값이 상승 반전한 서울 강동구와 송파구는 4월 이후 신규 계약 비중이 절반 이하로 줄었지만 일부 수도권 지역은 전체 거래 중 70% 이상이 신규 계약으로 나타났다. 전셋값 회복세와 보증금 차액 반환 대출 완화 등 역전세 대응 방안이 마련된만큼 앞으로 신규 전세 계약 비중 감소 추세는 서울을 시작으로 인접 지역까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입주 물량은 여전히 변수로 꼽힌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강남구, 경기도 화성시 등 하반기 입주 물량 집중에 따른 매물 증가가 예상되는 지역은 주거 선호도가 낮은 구축 위주로 전세 가격이 하향조정되면서 한동안 신규 갈아타기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과 수도권 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전세 시장 안정세는 포착된다. 신규 전세계약 비중 감소와 함께 ‘역전세’ 우려도 완화될 전망이다.

이날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7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상승률 0.11%를 기록했다. 전주 상승률 0.09% 대비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12주 연속 상승 중이다.

신규 전세 계약 비중이 낮은 송파구와 강동구는 각각 0.29%, 0.21%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은 “혼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교통, 학군 등 주거 환경이 양호한 신축 아파트 위주로 저가 매물이 소진되고 거래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전국 아파트 전세 가격은 0.03% 상승률을 기록하며 3주 연속 오름세다.

전세 가격이 상승하자 매매 시장도 상대적으로 좋은 흐름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와 동일한 상승률 0.09%를 기록하며 전세와 마찬가지로 12주 연속 상승 중이다. 지방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세는 1년 2개월 만에 멈춰섰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