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플랫폼 “절제 없이 강행하는 다수결은 의회민주주의를 훼손”

구현모 2023. 8. 10.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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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퓰리즘, 권위주의, 양극화 등으로 인해 자유민주주의가 도전받고 있다."

제78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 당시 이념으로 내세웠던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1부 세미나는 서구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과정과 한국의 제헌헌법 제정 당시 '자유민주주의' 이념 그리고 이를 둘러싼 갈등 등을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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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플랫폼 ‘8·15 광복’ 세미나
한국 21대 국회 ‘巨野 독주’ 지적
“제왕적 대통령제 지양 성과 미흡
한국 민주주의 지수 B학점 수준
자유·인권·법치가 작동해야” 강조

“포퓰리즘, 권위주의, 양극화 등으로 인해 자유민주주의가 도전받고 있다.”

제78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 당시 이념으로 내세웠던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 퇴행 현상이 일어나며 자유의 가치를 훼손하는 이른바 ‘비자유 민주주의’가 득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0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열린 '8·15 광복과 자유민주주의' 세미나에서 축사하고 있다. 더플랫폼 제공
각계각층 전문가들이 설립한 단체 ‘더플랫폼’은 10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호텔에서 ‘8·15광복과 자유민주주의’를 주제로 한 특별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1부 세미나는 서구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과정과 한국의 제헌헌법 제정 당시 ‘자유민주주의’ 이념 그리고 이를 둘러싼 갈등 등을 다뤘다. 2부 세미나는 현재 한국 내 자유민주주의의 가치가 얼마큼 작동되고 있는지를 점검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좌장으로 참여한 2부는 한국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시민 문화의 현 좌표를 다뤘다. 발표자로 나선 박찬욱 서울대 명예교수(정치학)는 “21대 국회 운영만 보더라도 대의제에 기초한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는 위기에 처해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여소야대 국회 상황을 언급하며 “더불어민주당은 여당 시절 위원회와 본회의에서 의안의 기습적 단독 상정, 토론의 일방적 생략과 종결, 전격적 강행 처리를 불사했다”며 “절제 없이 강행하는 다수결은 의회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사태이고 민주주의 퇴행 위기의 한 단면”이라고 비판했다. 현 정부와 여당에 대해서도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 지양을 위한 과제를 해소하는 윤석열정부의 성과는 아직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제78주년 광복절을 닷새 앞두고 10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호텔에서 열린 ‘8·15광복과 자유민주주의’ 세미나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더플랫폼 제공
국제 비정부기구(NGO) 프리덤하우스의 자유 점수와 경제저널 이코노미스트의 민주주의 지수에서 한국의 점수는 양호한 편이나 선도적인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평가받진 못했다. 프리덤하우스의 점수에서 한국은 100점 만점에서 83점(정치적 권리 33점, 시민적 자유 50점)에 그쳤다. 인구 100만 이상으로 글로벌 자유 점수가 한국보다 높은 국가는 40개국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코노미스트 지수에서도 한국의 종합 점수는 10점 만점에 8.03점으로 B학점 수준이라고 박 명예교수는 말했다. 선거 과정과 다원주의 차원에서는 점수가 높지만, 정치문화에서는 상당히 낮은 D학점 수준에 머물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제3주제 발표자로 나선 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미국 주도 자유주의 규칙 기반 질서에서 발전해 왔다”며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대미 전략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을 지낸 송상현 더플랫폼 이사장은 자유민주주의가 좌우에 협공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좌파는 부와 권력이 광범위한 재분배, 집단 간 결과물을 평등하게 만드는 정책을 요구하고, 우파는 왕왕 자신들의 힘과 권위를 가지고 마음에 안드는 사법체제, 직업 관료제, 독립 언론 등 자유주의의 핵심 제도를 공격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규범에 기반을 둔 국제질서를 정면으로 부인하는 권위주의와 가짜 민주주의가 전 세계적으로 힘을 얻어가는 모양새”라며 “자유·인권·법치야말로 우리 민주주의를 작동하는 요체”라고 강조했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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