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파행’ 책임공방 격화…전북도 이어 여가부도 도마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폐막(12일)이 다가오면서 행사 파행을 둘러싼 책임 공방이 뜨거워지고 있다. 1차적 책임은 주관 지자체인 전라북도에 있다는 것이 여권의 주장이지만, 범정부 차원의 지원 필요성이 꾸준히 거론돼 왔다는 점에서 전라북도뿐 아니라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 등 중앙부처 역시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여권은 잼버리가 끝난 뒤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문책을 예고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북도와 부안군은 잼버리 대회를 이유로 거액 예산을 배정받은 다음 해외 출장을 나가 대표적인 관광지를 방문하거나 크루즈 여행도 했다고 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 혈세를 흥청망청 관광으로 퍼다 쓴 것은 반드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민찬 상근부대변인도 “새만금 잼버리 유치에 적극 나서고 중앙정부의 행정·재정 지원을 받아 잼버리를 주도한 건 전북도”라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정조사와 대통령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민석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잼버리 대회의 진정한 유종의 미는 세계 참가단과 국민을 향한 대통령의 사과”라면서 “전 정부 탓을 하는 역대급 준비 부실과 후안무치, 정부가 친 사고를 국민에게 설거지시키는 책임전가를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행사 파행의 1차적 책임은 주관 지자체인 전라북도에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여가부를 비롯한 중앙정부 역시 부실운영의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여가부가 지난 3월 국회에 제출한 잼버리 조직위 위원총회 위원명단에는 조직위에 김현숙 여가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당시 장관 대행),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등 공동 조직위원장 5인과 집행위원장인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이름을 올렸다.
더불어 정부가 지난 2018년 12월 말 새만금 잼버리에 대한 국가의 행정·재정적 지원을 규정한 세계잼버리 지원 특별법을 제정한 데 따라 배정된 부처별 잼버리 중점지원 과제도 교육부, 외교부, 보건복지부, 경찰청,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국토교통부, 국방부를 아우르는 전 부처에 배정돼있다.
잼버리 조직위가 지난해 12월 작성한 ‘세계 잼버리 정부 중점지원과제 추진현황’ 자료에서도 잼버리에 대한 범부처 지원 필요성, 긴밀한 범부처 협업이 언급돼 있다.
하지만 특별법에 따라 꾸려진 정부지원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는 2021년 11월과 올해 3월 단 두 차례 열리는 데 그쳤고, 김현숙 장관과 이상민 행안부 장관 등 공동조직위원장 5인과 집행위원장인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모이는 회의는 대회를 두 달 앞둔 지난 6월 16일에야 열렸다. 개막 전까지 5인의 공동위원장이 모인 회의는 이날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더군다나 중앙부처 중에서도 청소년 주무부처인 여가부가 가장 큰 책임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여가부가 홈페지를 통해 공개한 장관 일정에 따르면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잼버리 준비 상황에 대해 “문제없다”라고 장담한 이후에도 잼버리가 임박한 4월 말까지 단 한 번도 현장에 가지 않았다.
지난해 5월 취임한 김 장관이 소화한 총 11회의 잼버리 일정 중 새만금 일대 현장 방문은 총 3번이었다.
또한 전임 여가부 장관 중에서 새만금 현장을 찾은 사람은 정영애 장관뿐이다. 그는 2021년 5월 13일 잼버리 현장방문을 했고, 이 밖에도 같은 해 6월과 11월 두 차례 관련 일정을 소화했다.
정현백 전 장관의 경우 ‘2023 세계잼버리 유치 결정을 위한 제41차 세계스카우트총회 참석 및 유치 지원’을 위해 아제르바이잔에 해외 출장을 다녀왔는데, 정 전 장관을 비롯해 잼버리 준비를 이유로 해외 출장을 다녀온 여가부 공무원 14명 중 현재 부처 내 세계잼버리 지원단에 속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정부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여가부는 2016∼2019년 4년간 가나, 케냐, 미국, 베네수엘라, 수리남, 아제르바이잔 6개국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여가부 관계자는 “공무원 인사 제도인 순환보직의 특성에 따른 것”이라며 “출장 다녀온 공무원들의 현 잼버리 담당자들에 대한 업무 인수인계는 철저히 이뤄졌다”라고 해명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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