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밴드’ 기타리스트 로비 로버트슨, 향년 80세로 별세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까지 개성적인 연주를 한 것으로 평가받는 ‘더 밴드’ 기타리스트 로비 로버트슨이 별세했다. 향년 80세.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장기간 투병 중이었던 로버트슨이 이날 로스앤젤레스(LA)에서 운명했다고 전했다. 그는 1994년 더 밴드 일원으로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이 됐다.
로비 로버트슨은 캐나다 출신이지만, 블루스와 컨트리, 솔 등 미국 전통적인 대중음악에 뿌리를 둔 특유의 사운드로 대중음악계에 영향을 미쳤다.
1950년대 말 ‘더 밴드’의 전신인 ‘더 호크스’라는 그룹을 결성한 로버트슨은 10년 가까운 무명 생활을 이어가다 1965년 밥 딜런과의 만남을 계기로 운명이 바뀌었다.
당시 밥 딜런은 통기타로 상징되는 포크 음악에서 전기기타를 앞세운 록으로 방향 전환을 모색 중이었고, 순회공연에서 자신의 백밴드에서 기타를 칠 연주자를 찾고 있었다. 이때 딜런에게 추천된 기타 연주자가 로비 로버트슨이었다.
하지만 정작 로버트슨은 자신 혼자 딜런 백밴드에 참여하는 것보다 자신이 재적한 ‘더 호크스’ 전체를 백밴드로 기용해 달라는 역제안을 했고, 딜런도 이를 받아들였다. 로비 로버트슨은 생전 인터뷰에서 “딜런의 순회 공연이 시작된 후 관객들은 매일 우리를 향해 야유를 하고, 격렬하게 우리를 미워했다”고 회고했다.
열성팬들은 딜런이 포크음악에서 탈피한 것이 더 밴드의 탓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는게 로버트슨 해석이다. 로커로 변신한 딜런의 순회공연은 팬들 사이에서 찬반양론을 불렀지만, ‘더 호크스’의 인지도는 세계적으로 확산했다. 그러나 순회공연 포스터에는 ‘밥 딜런과 더 밴드’라는 표현이 사용됐기 때문에 ‘더 호크스’의 이름은 ‘더 밴드’로 바뀌었다.
‘더 밴드’는 1968년 데뷔 앨범을 발표한 후 1978년 해산할 때까지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고, 로비 로버트슨은 기타리스트이자 작사·작곡가로서 밴드를 이끌었다.
로버트슨 작곡으로 더 밴드가 1968년에 발표한 명곡 ‘더 웨이트’는 어리사 프랭클린을 비롯해 다이애나 로스와 템테이션스 등 많은 가수가 재녹음을 했다.
로비 로버트슨은 더 밴드 해산 후에 솔로 활동을 이어 나갔고, 카지노와 더 디파티드 등 마틴 스코시지 감독의 영화에서 음악 작업을 담당하기도 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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