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told] 친정팀 만나는 맨시티 레전드…개막전부터 기대되는 스토리

[포포투=김환]

번리와 맨체스터 시티의 맞대결을 주목할 만한 이유다.

번리와 맨시티는 12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번리에 위치한 터프 무어에서 열리는 2023-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라운드 개막전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두 팀의 맞대결은 많은 스토리들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먼저 두 팀 모두 리그 챔피언이라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맨시티는 지난 시즌 EPL은 물론 잉글랜드 축구협회컵(FA컵)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에 성공하며 트레블을 달성했다. 리그에서는 아스널에 오랜 기간 1위 자리를 내줬지만, 후반기에 접어들어 역전에 성공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어 두 번째로 EPL 3연패를 달성한 팀이 됐다.

번리도 챔피언이다. 번리는 지난 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승점을 무려 101점이나 쌓으며 압도적인 성적으로 리그 우승을 차지, 한 시즌 만에 EPL로 돌아왔다. 2부리그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번리는 이제 승격팀, 그리고 도전자 자격으로 EPL에서 새 시즌을 시작한다.

번리의 승격을 이끈 장본인은 재밌게도 번리의 첫 맞대결 팀인 맨시티의 레전드 뱅상 콤파니 감독이다. 콤파니 감독은 현역 시절 맨시티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뛰며 기적 같은 2011-12시즌 리그 우승을 함께했고, 이 외에도 리그 우승 3회, FA컵 우승 2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우승 4회 등 많은 우승을 차지했다. EPL을 호령하는 지금의 맨시티가 되기 전 팀의 초석을 닦았다고 할 수 있는 인물이다.

맨시티 레전드 출신인 콤파니는 이제 지도자가 되어 자신의 친정팀, 그리고 옛 스승을 만난다. 또 다른 재밌는 점은 콤파니 감독이 선호하는 전술 스타일이 과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추구했던 스타일과 유사하다는 것. 콤파니 감독의 전술은 최후방에 있는 골키퍼가 빌드업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풀백들이 중원과 가깝게 위치하는 인버티드 풀백 전술을 사용하는가 하면, 순간적으로 상대 하프 스페이스를 공략하는 등 전술 면에서 과르디올라 감독과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콤파니 감독이 이끄는 번리가 과르디올라 감독이 있는 맨시티와 만난 적이 없는 건 아니다. 두 팀은 지난 시즌 FA컵 8강에서 한 차례 맞붙었는데, 당시 경기는 맨시티의 6-0 대승으로 끝났다. 하지만 FA컵에서 만나는 것과 승격에 성공한 뒤 EPL에서 맞붙는 건 그 느낌이 다르다.

레전드 출신 감독이 친정팀을 상대한다는 것부터 흥미로운데, 추구하는 전술 스타일까지 결이 비슷하다. ‘맨시티의 주장’ 콤파니가 아닌 ‘콤파니 감독’이 맨시티를 상대로 이전의 맨시티와 비슷한 전술을 사용해 어떤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지가 이번 경기의 관전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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