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돈 벌 기회"…위메이드-액토즈 20년 악연 종지부
2004년 '남남' 된 후 20년만…"제2전기 만들 것"
'형제에서 적으로, 다시 동지로.' 지난 20여년간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이하 액토즈)의 관계가 이같이 달라졌다. 중국에서 원조 K게임 열풍을 일으킨 '미르의전설2' IP(지식재산권) 때문이다. 미르의전설 공동 저작권자인 양사는 수십 년간 저작권 소송을 이어가다 최근 극적 화해했다. 재도약기를 맞은 중국에서 제2 성장 기회를 만든다는 목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의 자회사 전기아이피는 액토즈와 미르의전설2·3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2003년부터 미르의전설 IP를 두고 법정 공방을 벌여온 양사가 20년 만에 두 손을 맞잡은 것이다. 액토즈는 위메이드에 5년간 총 5000억원의 계약금을 내고 미르의전설2·3 중국(대만·홍콩·마카오 제외) 라이선스 사업 독점권을 갖는다. 위메이드는 게임매출과 관계없이 매년 1000억원의 계약금만 받는 구조이지만, 지난해 위메이드 매출이 4635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금액이다.
한지붕 가족이었던 양사가 본격 남이 된 건 미르의전설2 서비스를 맡았던 샨다게임즈(현 셩취게임즈)가 2004년 액토즈를 인수하면서부터다. 샨다는 액토즈·위메이드가 "로열티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며 서비스 계약을 파기하자, 미르의전설2와 흡사한 '전기세계'를 출시했다. 그러다 액토즈를 인수, 라이선스 계약을 연장했다. 액토즈가 보유했던 위메이드 지분 40%도 위메이드에 매각했다. 액토즈-위메이드 연합이 깨지고 샨다-액토즈 연합이 탄생한 셈이다.
2016년 위메이드가 샨다에 미르의전설2 관련 수권서(권한위임증서)를 갱신하지 않겠다고 공문을 보내면서 양측 관계는 완전히 틀어졌다. 샨다가 미르의전설2 로열티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으면서 이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을 출시하는 등 석연치 않은 행보를 이어가서다. 이후 위메이드는 중국 킹넷, 팀탑게임즈 등과 독자적으로 IP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이끈 게 2014년 취임한 장현국 대표다. 샨다·액토즈도 소송으로 맞대응했다.
2017년 6월 액토즈가 위메이드와 합의 없이 샨다와 SLA(독점라이선스계약)을 체결하면서 양측 대립은 정점을 찍었다. 위메이드는 싱가포르 국제중재법원(ICC)에 SLA 종료 및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해 2020년 6월 승소했다. 올 3월엔 샨다·액토즈가 위메이드에 총 2579억원을 손해배상해야 한다는 판결도 확정됐다. 지난 7년간 100건에 달하는 소송전 끝에 얻어낸 성과다. 위메이드는 이번 액토즈와의 협업과 별개로 손해배상금을 받아낸다는 입장이다.
위메이드 중국 진출 전략은 크게 2가지다. 캐시카우였지만 법적 분쟁으로 주춤했던 미르의전설2 IP를 현지에서 재건하는 동시에, 자체게임 '미르4'·'미르M' 중국 출시를 추진한다. 특히 미르4·M은 개발단계에서부터 중국 출시를 염두에 둔 만큼 빠르게 퍼블리셔 선정 및 판호 발급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미르4·M 퍼블리싱을 샨다 측이 맡을지는 미정이다.
구오하이빈 액토즈소프트 대표는 "이번 계약은 미르의전설 공동 저작권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향후 진행될 미르 IP 사업을 위한 첫걸음"이라며 "양사 간 긴밀한 협업을 통해 미르 IP를 보호하고 수익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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