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발성 도발 넘어 ‘북한판 을지훈련’ 예고?

김예진 2023. 8. 1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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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를 소집해 "전쟁 준비" 운운한 것은 이달 말 예정된 한·미 연합연습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양 교수는 "과거 한·미 연합훈련 전개 시 북한이 미사일 발사나 대남·대미 비난 등 단발적으로 반발해 왔다는 점과 비교하면 앞으로는 자신들도 실전 전쟁을 대비한 군사적 준비 태세를 갖춰 나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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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전쟁 준비” 발언 배경은
8월 말 한·미연합연습에 반발
실전 대비 軍 준비태세 가능성
총참모장 리영길 차수로 교체

북한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를 소집해 “전쟁 준비” 운운한 것은 이달 말 예정된 한·미 연합연습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그간 우리의 예고된 훈련을 명분 삼아 단발성 도발을 했던 기존 대응을 넘어서 이른바 ‘북한판 을지훈련’을 만들어 다방면에 걸쳐 도발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0일 북한의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 개최와 관련해 “우리의 을지연습에 맞대응하기 위한 군사적 목적의 대비태세를 갖추기 위해 개최된 회의”라며 “우리 을지훈련이 전쟁 발발 시 전시 대비태세로 전환하고 북한의 무력공격에 반격해 평양 수복의 문제까지도 염두에 두면서 시나리오별 조치를 점검하는 훈련임을 고려해 북한 역시 이러한 체계를 갖추고 준비해 나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은 그간 한·미 연합 ‘을지 자유의 방패’(UFS) 훈련 때마다 “북침 연습”이라고 반발해 왔다.
남한 지도 펴놓고 회의 주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7차 확대회의를 주재하던 도중 남한 지도의 특정 부분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사진이 흐릿하게 처리되긴 했지만 서울을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 뒤로 할아버지 김일성의 대형 사진이 내걸려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양 교수는 “과거 한·미 연합훈련 전개 시 북한이 미사일 발사나 대남·대미 비난 등 단발적으로 반발해 왔다는 점과 비교하면 앞으로는 자신들도 실전 전쟁을 대비한 군사적 준비 태세를 갖춰 나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정대진 원주한라대 교수도 “특히 전선 군단이 중심이 되어 새로 배비된 무기체계들을 실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계획에 대한 최종 토의와 승인이 이뤄졌다”며 “한·미 훈련 전후로 무인기, 무인잠수정 등을 동원한 새로운 양상의 도발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회의에서는 우리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총참모장이 박수일 대장에서 리영길 차수(대장과 원수 사이)로 교체됐다. 리영길은 이미 총참모장과 국방상 등 주요 보직을 거친 인물로, 관록 있는 유경험자를 재등용한 인사로 평가된다.

북한은 다음달 9일 정권수립일(9·9절)에 민간 열병식을 하겠다는 예고도 내놓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정은 체제 들어 열병식을 자주 했음에도 1년에 3번 한 경우는 없었다”며 “다음달 또 열병식을 하게 된다면 올 들어 세 번째로 이례적”이라고 했다. ‘민간’ 열병식이란 표현이 쓰인 데 대해서는 “2021년 9·9절에 민방위에 해당하는 노동적위, 노농적위군, 사회안전군, 소방대 등이 나와 재래식 무기를 중심으로 단결을 강조한 바 있다”며 “비슷한 형태가 아닐까 추정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대남 적대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려 체제 결속을 강화하고 북한이 핵무기는 물론 방대한 규모의 민간 무력을 보유했다는 점을 대외에 과시하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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