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 그만" 나영석PD·유재석 살린 '디톡스 토크'의 맛 [Oh!쎈 초점]

연휘선 2023. 8. 1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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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연휘선 기자] 방송인 유재석도 나영석 PD도 편안한 수다로 호평받고 있다. 도파민 중독에 지친 사람들이 유튜브에서도 자극적인 일회성 숏폼을 떠나 느긋한 콘텐츠를 찾고 있다. 

'삼시세끼', '꽃보다', '신서유기' 등 인기 예능 시리즈로 사랑받았던 나영석 PD는 최근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에서 '나불나불'이라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앞선 예능들을 함께 했던 이우정 작가, 김대주 작가와 함께 절친한 스타들과 제목처럼 나불나불 편안하게 수다 떠는 모습을 콘텐츠로 선보이는 것. 4인용 식탁에 둘러 앉아 의식의 흐름대로 아무 이야기나 주고받는 이 콘텐츠는 매회 조회수 100만을 훌쩍 넘기며 호평받고 있다. 

배우 이서진, 차승원, 염정아, 혼성그룹 코요태의 김종민까지. 벌써 '나불나불'을 거쳐간 출연자만 4명. 게스트의 면면이 화려하다고 볼 수 있지만, 유튜브 생태계에서는 오히려 생소한 방송 위주의 스타들이다. 쉽게 조회수를 장담할 수 없는 라인업임에도 불구하고 매회 높은 조회수를 자랑하는 상황. 그 중심엔 편안한 수다의 매력이 있다. 

'도파민 중독'이라는 말이 흔해진 시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트위터는 물론 유튜브까지 짧지만 강렬한 자극을 선사하는 숏폼 콘텐츠가 도배되고 있다. 숏츠, 릴스와 같은 짧은 영상 콘텐츠를 1~2개 넘겨보는 게 1~2시간으로 늘어나기 십상인 상황이다. 본 콘텐츠는 많고 시간도 훌쩍 흘렀지만 뒷맛은 깔끔하지 않다. 본능적으로 더 큰 자극을 찾게 되고, 시청자의 의지대로 쉽게 끊기고 힘들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채널 십오야'는 오히려 물흐르듯 흘러가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토크를 선보이고 있다. 비단 '나불나불' 뿐만이 아니라 라이브 방송에서도 마찬가지. 인터넷 방송 BJ들의 라이브 방송이 자극적인 소재로 시선을 끈다면 '채널 십오야'는 방송 스태프들 중심의 비하인드, 질의응답 등의 후토크로 구성되고 있다. 2시간을 훌쩍 넘기는 라이브 방송은 여타의 숏폼 콘텐츠들에 비해 화끈한 자극은 없지만 언제 봐도 불편함 없이 구독자들에게 편안한 재미를 선사하는 중이다. 

또 다른 유튜브 채널 '뜬뜬' 또한 비슷한 맥락으로 호평받고 있다. '뜬뜬'은 소속사 안테나 산하 유튜브 채널로, 방송인 유재석을 중심으로 한 토크 콘텐츠 '핑계고'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제는 게스트 출연이 귀해진 국민MC 유재석의 자유분방한 토크를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핑계고'의 매력은 상당하지만, 여기에 더해 배우 이동욱, 코미디언 조세호, 방송인 지석진 등 평소 다양한 예능에서 끼를 보여준 스타들이 수다 하나로 1시간에 가까운 시간을 채우며 의외의 재미를 선사한다. 

한 발 더 나아가 '뜬뜬' 측은 최근 코미디언 남창희가 진행하는 새 콘텐츠 '실비집'을 선보였다. '핑계고'에 게스트로 출연해 반전 요리 실력을 뽐낸 남창희의 매력을 살려 음식을 중심으로 편안하게 식사하며 이야기하는 분위기를 보여주고자 한 것. 비록 '실비집'은 단 1회만 공개됐으나 100만 명이 넘는 '핑계고' 구독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채널 십오야'부터 '뜬뜬'에 이르기까지 이들을 향한 호평의 큰 비중에는 편안한 매력이 가장 큰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도파민 중독에 시달리다 못해 어떤 자극적인 콘텐츠에도 무감각해지고 강한 자극에 질린 대중이 역설적으로 편안한 맥락의 토크로 돌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흡사 콘텐츠 디톡스의 느낌이다. 

공교롭게도 앞서 나영석 PD는 유튜버 침착맨(이말년, 본명 이병건)의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높은 조회수와 구독자 수에도 적자임을 고백하며 돌파구에 대한 조언을 구했고 그 이후 라이브 방송과 '나불나불' 같은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라이브 방송이나 '나불나불' 모두 이전 '출장 십오야'와 같은 대형 콘텐츠들에 비하면  적은 수의 제작진이 큰 품을 들이지 않은 콘텐츠다. '뜬뜬'의 '핑계고'나 '실비집'도 마찬가지 소수의 카메라 장비에 토크로 승부를 보고 있다. 

결국 '방송국놈들'이라 불리던 제작진의 콘텐츠 확산력은 많은 카메라와 높은 제작비를 운용하던 시스템이 아닌 대중성의 맥락을 읽어내는 것에 있었다. 어떤 콘텐츠도 불편함을 동반해서는 보편적으로 통할 수 없다. 거슬리는 것 없는 편안함이 무엇인지 알고, 그 매력을 아는 제작진과 출연진 만이 오직 입담 하나로 승부할 수 있는 법. 모두 방송을 통해 대중과 편안하게 소통하는 방법을 깨우친 제작진과 출연진이 선보이는 콘텐츠라는 점이 의미를 더한다. / monamie@osen.co.kr

[사진] 유튜브 제공,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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