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강타한 태풍 '카눈'… 충청권도 피해 속출

충청권 태풍경보, 만년교·충무교·논산대교 등 홍수주의보
충남서 쓰러지는 나무에 보행자 다쳐…충북선 주택 지붕 날아가
개학 중인 학교 대부분 재량휴업·원격수업 등 학사일정 조정

10일 태풍 '카눈'이 몰고 온 강한 비바람에 대전 유성구 삼성화재 유성연수원 인근 도로가 쓰러졌다. 사진=대전경찰청 제공

제6호 태풍 '카눈'이 상륙하면서 충청권 곳곳이 통제되고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거센 비바람으로 나무가 쓰러지거나 주택 지붕이 강풍을 견디지 못하고 날아가는 등 시설 피해도 적지 않았다.

10일 충청권 4개 시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 대전지역 풍수해 출동 건수는 전날까지 포함해 총 70건으로, 이 중 가로수가 쓰러지거나 간판이 떨어지는 등의 안전조치는 65건, 배수는 5건이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도마동 한 연립주택 담벼락 붕괴로 인근에 주차돼 있던 차량이 파손되기도 했다.

대전에선 축대 붕괴 우려가 제기돼온 대덕구 한 아파트 주민 6가구 12명이 선제 조치로 인근 숙박시설 등으로 대피했다. 시는 오전 7시부터 문창교-보문교 구간 하상도로 출입을 통제하는 한편 갑천·유등천·대전천변 산책로와 하천변 둔치주차장 16곳, 대전둘레산길 12개 구간의 출입을 통제했다. 앞서 대전경찰청은 오전 10시 45분을 기해 가용 경찰력 100％까지 동원할 수 있는 갑호비상을 발령했다.

10일 오후 1시 40분쯤 대전 서구 도마동의 한 주택가 담벼락이 무너지면서 차량 4대가 파손됐다. 사진=유혜인 기자

세종에선 수목 전도 14건, 토사유출 9건, 도로침수 7건, 기타 5건 등 모두 35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세종소방서 앞 어진지하차도가 침수돼 양방향 교통이 통제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하천변 6곳, 도로·교량 16곳, 둔치주차장 2곳, 기타 40곳 등 모두 64곳이 통제됐다.

또 나성동 한 주상복합아파트 45층에 위치한 카페의 야외 테라스 난간이 강풍과 함께 붕괴될 위기에 놓여 출동한 소방대원이 일부 난간을 긴급 철거했다. 부강면 9명(2가구), 금남면 3명, 연서면과 전의면 각 1명 등 14명은 마을회관, 민간 숙박 등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충남은 이날 오후 5시까지 인명 구조 1건, 안전조치 119건, 배수 지원 14건을 조치했다.

오전 8시 49분쯤 부여군 임천면 군사리에서 나무에 깔려 경상을 입은 30대 여성을 구조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이날 오후까지 다른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도로와 하천변, 해안가, 물놀이장 등 총 72개소가 통제됐고, 부여 20명, 당진 5명 등 침수 우려 지역 주민 25명은 경로당과 마을회관, 숙박업소 등으로 긴급 대피했다.

10일 태풍 카눈이 충청권에 접근하면서 세종시 나성동 카페 '메타45'의 야외 테라스 난간 일부가 강풍으로 흔들려 소방대원들이 긴급 철거하고 있는 모습. 사진=세종시 출입기자단 제공

충북에선 전날 오후 8시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수목 전도 25건, 도로 장애 20건, 토사·낙석 7건, 기타 1건 등 모두 53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오전 11시 30분쯤에는 영동군 영동읍 화산리 야산에서 옹벽이 무너져 주택 2가구 5명이 대피했다. 보은군 속리산면에선 주택 지붕이 강풍을 견디지 못하고 날아가 주민 2명이 대피했고, 영동읍에선 주곡천 범람 위험으로 20가구 주민 30여 명이 인근 마을회관으로 몸을 피했다.

속리산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의 가지 2개가 부러지기도 했다. 청주 무심천 하상도로를 비롯해 도내 둔치주차장 27곳, 일반도로 17곳, 소백산·월악산·속리산 국립공원 출입도 통제했다.

이날 오전 충청권 전역에 태풍경보가 발령된 데 이어, 하천 수위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이날 오후 2시 대전 갑천 만년교 지점을 시작으로 충남 아산 곡교천 충무교, 충북 영동군 영동천 양강교, 금강 유역 충남 논산시 논산대교 지점 등에 홍수주의보도 잇따라 발령됐다.

10일 보은속리산 정이품송 태풍카눈 돌풍으로 가지가 불어진 모습. 사진=보은군 제공

현재 교육 현장 대부분이 여름방학 중인 가운데 대전지역 내 개학 중인 학교 37곳 중 24곳은 재량 휴업, 13곳은 원격수업을 했다. 충남에서는 3개 학교가 개학을 연기했다. 세종은 1곳, 충북은 거의 대부분의 모든 학교가 학사일정을 조정했다.

태풍 영향을 고려해 대전시는 당초 11일 오후 2시로 예정했던 0시 축제 시작을 4시간 연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무대행사 보부상 경매쇼, 거리행사 뉴트로 이머시브 체험, 프린지 페스티벌, 플래시몹 등은 취소됐다. 개막행사는 예정대로 오후 8시에 진행한다.

한편 이날 오후 1시를 기준으로 당초 운항계획 1857편 중 386편(국제선 80·국내선 306)이 취소되기도 했다. KTX와 SR도 일부 노선을 운행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