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코로나 감염경로 예측 AI연구자… "AI활용 넥스트 팬데믹도 잡아야죠"
2013년엔 신종플루 예측 연구… 방역정책 설계 공로 'KIST인 대상'
감염병외 먹거리 생산·유통·소비 과정 탄소배출량 감축안 연구도
'과학방역' 최전선 김찬수 KIST 선임연구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던 2020년. 2월과 5월 사이 집단감염 형태로 수도권 중심으로 퍼지더니 8월과 10월에는 비수도권까지 대유행해 전국이 혼돈 상태에 빠졌다. 이후 요양병원, 교정시설 등 감염 취약 시설 집담감염 이후 고령자의 발병이 늘면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또한 지역사회 무증상 감염자 증가와 휴가철 등 연휴 이후 대규모 확산이 반복되는 4차 유행 시작으로 확진자 수는 계단식으로 증가와 정체 사이를 반복했다.
코로나19 감염 경로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 '깜깜이 전파'가 여기저기서 이어지는 그때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고속 AI(인공지능) 병렬 컴퓨터(KIST 툴킷)'에 바이러스의 감염력과 감염 지속 기간 등의 질병 정보를 입력해 감염병 확산 규모와 최적 방역정책을 계산했다. KIST 툴킷은 고속 AI 병렬 컴퓨터를 통해 '개인'을 기초 단위로 해 감염성 질병의 전파·확산 등을 시뮬레이션하는 AI 기반 계산 도구다.
김찬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당시 고속 AI병렬 컴퓨터를 이용해 감염병 확산 규모를 예측했고, 정부가 방역 정책을 결정하는 데 필요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코로나19 과학적 방역연구를 단초로 AI와 과학기술을 활용한 지수 등을 개발해 넥스트 펜데믹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신종플루가 유행하던 지난 2013년 감염병 확산과 관련한 수학적 모델링(예측 모형화) 연구를 시작했다. 이어 코로나19가 발병한 초창기부터 코로나19 유행예측, 정책평가, 경제성 분석 연구를 수행해 질병관리청에 공식적으로 수치를 제시했다. 복잡계, 수리 금융, AI 등을 전공한 김 선임연구원은 현재 KIST 안전증강융합연구단과 계산과학연구센터, 안보·재난안전기술단 소속으로 연구하는 동시에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경제학자 응용수학자인 그는 복잡계를 통해 인과관계를 추론하는 AI를 연구개발하면서 사회, 경제 분야와 연관되는 다양한 현상으로 연구 대상을 넓혀왔다. 그는 코로나19가 창궐할 당시 가상공간 속 국민 5000만명의 개별 움직임을 고속 AI 병렬 컴퓨터로 분석해 바이러스가 얼마나 빨리 확산하는지 파악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가상 공간을 당구대라고 가정해 "당구대에 빨간 페인트를 묻힌 당구공(감염자 한 명)이 다른 당구공(비 감염자)과 부딪치고 충돌하는 모델을 만들었다"면서 "인구이동 정보와 확진자 수 카드결제 수 등의 데이터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연구 당시 그는 미확인·미규명 환자, 무증상 전파자의 비율 등을 분석하고 감염 유행을 확인했다. 그는 "당구공(감염자 수) 1~2개까지는 사람의 손으로 풀 수 있지만 5000만으로 늘려서 모델을 만들기 위해 고속 컴퓨터로 시뮬레이션을 돌려 예측하는 방법을 썼다"면서 "AI를 활용해 앞으로의 감염병 확산을 예측하고 행동, 사회모델 등 가급적 다차원적인 행동을 파악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시뮬레이션을 도출하면서 경제 상황 등 어느 정도 균형점이 필요하다는 점도 설명했다. "우리는 개인차를 타고 다니면 감염자 수가 훨씬 적어진다는 점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했다. 하지만 학회에서 만난 네덜란드 교통부는 모두가 차를 이용하면 출퇴근이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즉, 적당히 차가 움직여야하고, 감염병은 덜 발생할 수 있는 그런 균형점을 찾아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김 선임 연구원은 중앙방역대책본부와 함께 모임 시간이나 횟수, 환기 횟수 등과 코로나19의 감염 위험 간 관련성을 수리 모형으로 분석하는 동시에 마스크 쓰기 등 개인위생·방역 관리의 중요성도 수치로 분석했다.
그는 "감염병 예측에도 AI가 원인과 결과를 밝혀내는 중요한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이 되고 있다"면서 "보통 인과에 대한 모델은 가설을 세우고 랜덤 이벤트를 통해 실험을 해봐야 알 수 있는데 우리가 연구개발 중인 인과추론, 혹은 설명가능한 AI는 데이터만 가지고 관찰해 밝혀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이같이 코로나19 유행예측, 정책평가·경제성 분석 연구를 수행해 방역 정책 설계해온 공로로 지난 2022년 KIST인 대상을 받았다. 감염병 대응의 과학적 모델링 연구를 통해 증명하고, 코로나19 대응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그는 "AI와 과학기술을 활용한 지수와 위험지수 등을 개발해 넥스트 펜데믹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여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함께 AI를 활용해 먹거리의 생산-가공-유통-소비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 감축 방안에 대한 연구도 진행중이다. 그는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 온도 상승을 섭씨 1도 내리려면 공급자와 소비자 사이에 온실가스가 적게 나오도록 해야 하는데, 온실가스가 적게 나오게 하려면 식생활을 어떻게 짜야 하고, 공급자 입장에서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유통단계 또는 생산단계를 어떻게 최적화시킬지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탄소배출량 감소 연구도 AI로 인과추론을 하면서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선임연구원은 "감염병 위험을 비롯해 기후변화 대응, 식량안보·식량재고관리, 금융위기·금융 네트워크 등 여러 현상을 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AI 기반 연구들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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