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이런 표정 첨 보네...' 또 ML 최초 역사 썼는데, 왜 씩씩거리며 마운드 내려왔나

김우종 기자 2023. 8. 1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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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오타니 쇼헤이가 10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전에서 6회초 윌머 플로레스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10일(한국시간) 역투하는 오타니. /AFPBBNews=뉴스1
3회 자신을 향한 몸쪽 투구에 놀라는 오타니. /AFPBBNews=뉴스1
'GOAT'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또 메이저리그 최초의 역사를 썼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자신의 투구에 만족하지 못한 듯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오타니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2023 메이저리그(MLB) 홈 경기에 2번 타자 겸 선발 투수로 등판, 6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하며 시즌 10승(5패) 달성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를 마친 오타니의 평균자책점은 종전 3.32에서 3.17로 하락했다.

오타니는 타석에서 2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안타를 생산하지는 못했지만, 볼넷 2개를 골라내는 등 1득점으로 활약하며 자신의 승수 쌓기에 힘을 보탰다. 6회에는 올 시즌 16번째 고의 4구를 얻어내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재차 증명했다. 경기 후 오타니의 시즌 타율은 0.307에서 0.306으로 소폭 내려갔다.

2018년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투타 겸업'을 펼치며 매번 환상적인 경기를 펼치고 있는 오타니. 그가 다시 한번 메이저리그 최초의 대업을 달성했다. 바로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두 차례 '한 시즌 두 자릿수 승리-홈런'을 기록한 선수로 남게 된 것이다. 2시즌 연속 10승 역시 처음. 지난해 34홈런을 친 오타니는 올 시즌 40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앞서 또 다른 메이저리그의 전설 베이브루스는 한 차례 '두 자릿수 승리-홈런(1918년 13승 11홈런)'을 달성한 바 있다.

오타니가 10일(한국시간) 역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지명타자)-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윌머 플로레스(1루수)-작 피더슨(좌익수)-J.D. 데이비스(3루수)-마이클 콘포토(우익수)-패트릭 베일리(포수)-브랜든 크로포드(유격수)-루이스 마토스(중견수) 순으로 타선을 짰다. 선발 투수는 우완 루키 라이언 워커. 이에 맞서 에인절스는 루이스 렌히포(유격수)-오타니 쇼헤이(투수)-브랜든 드루리(2루수)-마이크 무스타커스(3루수)-C.J. 크론(1루수)-미키 모니악(중견수)-헌터 렌프로(우익수)-맷 타이스(포수)-랜달 그리칙(좌익수) 순이었다. 선발 투수는 오타니 쇼헤이.
◆ 오타니의 6이닝 1실점 역투, 하지만 정작 오타니는 자신의 투구에 만족하지 못했다
오타니는 1회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선두타자 웨이드를 6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에스트라다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플로레스와 피더슨을 연속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1회를 마쳤다. 2회에는 1사 후 콘포토에게 우전 2루타를 허용한 뒤 베일리와 9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이어 포수 맷 타이스의 2루 견제가 뒤로 빠지면서 2, 3루가 됐고, 크로포드가 중견수 희생플라이 타점을 올렸다. 후속 마토스는 헛스윙 삼진 아웃.

오타니는 3회 선두타자 웨이드에게 중전 안타를 내준 뒤 2사 후 피더슨에게 우전 안타를 얻어맞으며 1, 3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데이비스를 4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위기를 넘겼다. 4회는 이날 첫 삼자 범퇴. 공 단 6개로 4회를 정리했다. 5회 역시 마토스를 삼진, 웨이드를 중견수 직선타, 에스트라다를 2루 땅볼로 각각 아웃시키며 삼자 범퇴 행진을 이어갔다.

그리고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 선두타자 플로레스를 상대로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피더슨을 2루수 앞 병살타로 유도한 뒤 데이비스를 3루 땅볼로 솎아내며 이날 자기 투구를 마쳤다. 다만 오타니는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마치 자신의 투구에 불만이 있는 듯 씩씩거리며 마운드를 내려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마운드에서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그의 보기 드문 모습이었다.

이날 오타니의 총투구수는 97개. 포심 패스트볼 37개, 스위퍼 36개, 커터 13개, 커브 6개, 스플리터 5개를 각각 섞어 던진 가운데, 속구 최고 구속은 97.9마일(약 157.6km)까지 나왔다.

6회 볼넷 허용 후 아쉬워하는 오타니. 좀처럼 보기 힘든 오타니의 표정이다. /AFPBBNews=뉴스1
◆ 오타니 "경기 내내 제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다... 동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10승 달성하지 못했을 것"
경기 후 일본 현지에서도 오타니의 표정에 주목했다. 일본 매체 스포츠 호치는 "오타니가 10승 달성에도 불구하고 얼굴에 불만이 가득했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로 2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 및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또 주니치 스포츠는 "6회 오타니가 짜증을 냈던 장면을 포함, 전체적인 등판 소감에 대해 오타니는 '제 상태에 대해 납득이 가지 않았던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오타니는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어떻게든 6회까지 투구를 마쳤다. 다만 경기 내내 내용적으로는 그렇게 좋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 와중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이야기했다.

오타니는 메이저 최초 대업을 달성한 것에 대해 "저도 타석에 서지만, 동료들의 타선 지원이 없었다면 10승을 달성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올해 안에 더욱 많은 승수를 쌓을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동료들에게 공을 돌리는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이어 오타니는 에인절스의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물론 높지는 않지만,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모두 매 경기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뛰고 있다. 이제 2연승을 했다. 앞으로 연승을 늘려가면 가능성도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선전을 다짐했다. 투수와 타자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오타니. 자신의 피로도에 대해 오타니는 "다들 모두 피로도가 절정일 것 같다. 일단 내일(11일) 휴식일이 있다. 휴식이 필요할 때는 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오타니는 타석에서도 멀티 출루에 성공하며 자신의 승리를 도왔다. 1회말에는 무사 1루에서 4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오타니. 이어 3회에는 1사 1루 기회에서 7구째 루킹 삼진을 당했다. 오타니는 6회 무사 2루에서 자동 고의4구로 출루하는 위엄을 보여줬다. 이어 드루리의 좌전 안타와 상대 실책을 틈타 3루까지 간 뒤 다음 타자 무스타커스의 우월 스리런 홈런 때 홈을 밟아 득점을 안겼다. 이어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8회에는 선두타자로 타석을 밟아 풀카운트 끝에 8구째 볼넷을 얻어냈다. 하지만 후속 세 타자가 범타로 물러나며 홈을 밟지는 못했다.

에인절스는 2회 오타니가 선제점을 허용하긴 했지만, 6회 무스타커스의 스리런포 포함, 4-1로 승부를 뒤집었다. 오타니의 승리 투수 요건이 갖춰지는 순간이었다. 결국 에인절스는 7회 2사 만루 위기를 넘기는 등 불펜진이 호투한 끝에 4-1로 승리했다. 위닝시리즈에 성공한 에인절스는 58승 58패로 5할 승률을 맞췄다. 에인절스는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3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격차를 7.5경기로 좁혔다.

오타니 쇼헤이가 10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와 홈경기에서 투구 전 찡그리고 있다./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가 10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와 홈경기 6회초 윌머 플로레스에게 볼넷을 내준 뒤 아쉬워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오타니가 6회 드루리의 좌전 안타 때 3루까지 질주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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