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혁신기업] 초개인화 시대, AI가 방문자 체크·양질의 정보검색 척척
올매출 15억… 내년 해외진출도
아우름플래닛, 라이너 통해 큐레이션·하이라이팅
94% 해외사용자·156개 언어지원
디지털 기술이 확산되면서 개인화된 서비스도 일상화된 요즘이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에 따르면 소비자 71%는 기업이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하며, 76%의 소비자는 그렇지 않았을 때 실망한다고 답했다. 어느새 맞춤형 서비스를 기본으로 여기는 시대가 됐다.
10여년 전 빅데이터 분석이 대두되면서 본격적으로 확산됐던 개인화 트렌드는 이제 AI(인공지능)을 비롯한 SW(소프트웨어) 기술 발전에 따라 '초개인화'로까지 넘어갔다. 단순히 고객에 대해 분석하는 것을 넘어 실시간으로 상황과 맥락을 이해하고 그 니즈를 파악·충족시키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SW마에스트로에서 배출한 젊은 리더들은 이 같은 기술경쟁 속에서 창의력을 발휘해 독자적인 영역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메이아이, 오프라인 매장도 고객 맞춤형으로
2018년 말 설립된 메이아이(mAy-I)는 AI 기반 오프라인 방문자 분석 솔루션 '매쉬(mAsh)'를 앞세워 틈새시장을 공략 중인 스타트업이다. 한때 온라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고객 분석 기반 최적화를 오프라인으로도 이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영상 기반으로 머신러닝을 활용해 데이터를 추출, 성별·연령 등 지표와 행동·동선 등 세부 데이터 간 인과관계를 포함해 매장 내 고객 행동패턴을 분석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SW마에스트로 8기를 졸업하고 이 회사를 창업한 박준혁 대표는 "오프라인 공간의 디지털화를 지원하는 영상처리 AI 스타트업으로,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통해 더 나은 고객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다"며 "LG전자, 현대백화점, 이랜드 스파오 등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메이아이를 이끌면서 지난해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박 대표는 SW마에스트로에서 수행했던 프로젝트 경험을 살려 2019년 영상 분석 솔루션 '매쉬'를 내놓았다. 계수기로 매장 방문객을 세는 수준에서 나아가 통신사 데이터나 IoT(사물인터넷) 센서를 활용하는 솔루션은 기존에도 있었지만, 정확도나 세부 데이터 측면에서 아쉬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맞춤형 서비스가 활성화된 온라인 세상과 달리 오프라인 매장은 대부분 직감에 의존하고 구체적인 데이터 분석이 미진하다는 데 착안, 사람이 눈으로 파악하는 것처럼 영상 분석으로 이 문제를 푸는 것을 시도했다.
박 대표는 "오프라인의 많은 일들이 코로나를 거쳐 상당부분 온라인 전환돼, 이제 오프라인 매장은 팝업스토어, 플래그십 스토어 등 오프라인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예컨대 최근 자사가 분석 중인 SK텔레콤 매장의 경우 상품 판매 없이 포토존 등으로 고객경험을 제공하는데, 이렇게 상품거래 등 데이터가 없는 공간에 대해서도 분석 니즈가 점점 높아지는 추세"라고 짚었다.
최근 유사한 솔루션들이 속속 등장하는 와중에도 '매쉬'는 고유의 경쟁력을 앞세워 선도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다. 별도의 하드웨어 설치나 매장 구조 변경 없이 기존 CCTV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SW 솔루션이며, 나아가 SaaS(서비스형SW) 방식을 지원해 지점 확대 등에도 유연하고 확장성 있게 대응할 수 있게 했다.
특히 AI 기반 영상 처리·분석 기술력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데이터를 더 정확하고 빠르게, 효율적으로 분석하면서 기존에 다루지 못했던 데이터도 처리한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고유의 머신러닝 역량을 바탕으로 최근 세계적 AI학회 'CVPR(컴퓨터비전·패턴인식) 2023'에서 논문이 채택되기도 했다. 생성형AI에 활용되는 어텐션 기반 트랜스포머 모델을 컴퓨터비전 분야에도 적용한 모델을 선보였다.
올해 매출 15억원을 목표하는 메이아이는 내년 말을 목표로 글로벌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모든 오프라인 매장들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 미래를 목표로 회사를 키워나가겠다는 게 박 대표의 포부다. 이를 위해 우수인재 확보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박 대표는 "SW마에스트로를 통해 현실 문제를 푸는 법을 멘토뿐 아니라 동료들로부터도 배운 것 같다"며 "자고나면 신기술이 나와있는 AI 영역이야말로 탁월한 주니어가 똑똑한 시니어도 이길 수 있는 곳 같다. 앞으로도 좋은 개발자들을 영입해 함께 꿈을 이뤄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우름플래닛 라이너, 생성형AI로 영토확장
2012년 설립된 아우름플래닛은 개인화 정보 큐레이션·하이라이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의 웹 하이라이터 '라이너(Liner)' 서비스는 인터넷의 다양한 문서들에 마치 형광펜처럼 하이라이팅과 메모를 남길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며 데스크톱과 모바일 간 동기화도 지원한다.
SW마에스트로 4기를 졸업하고 이 회사를 창업한 김진우 대표는 "'라이너'는 사용자와 웹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함께 리서치를 도와주는 AI 서비스로, 현재 웹·앱에선 'AI워크스페이스'라는 이름으로 제공되고 있다"며 "과제나 보고서를 쓸 때 사용자와 함께 좋은 정보를 찾는 것부터 정리하는 과정까지 돕는 등 초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웹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 'AI코파일럿'을 통해 사용자 브라우징을 따라다니며 조사를 돕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아우름플래닛의 '라이너'는 전체 사용자 중 94%가 해외 사용자인 글로벌 서비스로, 앱 출시 후 10개월간 연이어 사용량이 매달 2배 가까이 고속 성장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SW마에스트로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무작정 건너간 김 대표의 용기와 그곳에서 쌓은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는 "스스로도 매일 쓰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며 "일이나 공부를 할 때 꼭 하는 활동이면서도 매번 긴 시간을 투자하고 시행착오를 겪게 되는 '정보 탐색'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사용자들의 집단적인 웹 브라우징 패턴을 통해 양질의 정보가 자연스럽게 모이고, 이를 개인화해 제공할 수 있는 정보수집·정보탐색 도구를 만들게 된 계기다.
이는 '라이너'의 차별화된 강점으로도 이어진다. 사용자별로 초개인화된 정보탐색 결과를 제공할 수 있는 양질의 데이터셋과 멀티 플랫폼 지원을 갖췄다. 사용자들은 언제 어디서든 '라이너' 웹·앱을 열지 않은 상태에서도 자료 조사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플랫폼을 넘나드는 과정에서 사용자가 어떤 맥락으로 무엇을 찾는지 더 잘 파악하고 맞춤화된 결과를 제공한다.
아우름플래닛이 지닌 개발 역량과 실행 속도가 이를 뒷받침한다. 세계적인 생성형AI 열풍에 맞춰 올해 1월 GPT-3.5 기반 생성형AI 검색 서비스 '라이너AI'를 발 빠르게 출시했고, 4월에는 156개 언어를 지원하는 초개인화 대화형 검색 챗봇 '라이너챗'도 선보였다. 시스템 고도화도 지속, GPT-4로도 처리할 수 없는 일들을 다루는 초개인화AI를 구현해 서비스하고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이미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삼고 있는 아우름플래닛은 앞으로도 '라이너'를 앞세워 영토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생성형 AI의 가능성을 발판 삼아 매일 널리 쓰이는 AI서비스를 제공, 구글을 잇는 정보탐색 혁신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
김 대표는 "SW마에스트로에서 친구들과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때로는 이끌었던 경험이 이후 창업뿐 아니라 세계에 임팩트를 내보자는 자신감으로 이어졌다"며 "AI 기술이 나날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는 흐름 가운데서 세계적으로 더욱 강한 임팩트를 내는 정보탐색 혁신 기업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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