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종단 `카눈`, 강원영동·경상도에 더 잔혹했다

전혜인 2023. 8. 1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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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영남에 300㎜ 쏟아부어
제주선 항공·여객선 전면통제
차량·도로 침수… 집도 무너져
전국서 부상자도 다수 발생돼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린 10일 강원 강릉시 경포 진안상가 주변 상가가 온통 물바다가 된 가운데 소방대원들이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남해안에 상륙해 전국을 세로로 종단하면서 전국에 많은 비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태풍의 '위험 반원'에 속한 부산·울산·경남(부울경)과 강원도 지역의 피해가 컸다.

제주공항 항공편 운항은 이틀째 큰 차질이 빚어지고 여객선 운항도 전면 통제됐다. 육지에선 고속열차(KTX)와 일반열차가 멈춰 섰다. 사망·실종 등 인명 피해 신고도 잇따르고 있다.

10일 오후 1시 10분쯤 대구 군위군 효령면 병천교 아래 남천에서 67세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대구 시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오후 1시 45분쯤에는 대구 달성군 가창면 상원리에서 "전동휠체어를 타고 가던 사람이 도랑에 빠졌다"는 신고가 들어와 구조 당국이 60대 남성을 수색 중이다.

그 외에도 군위에서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 '할머니가 고립됐다', '제방이 붕괴했다' 등 20여건의 구조 신고가 들어왔다.

경북 경산시 남천면 산전리의 한 지하차로에서 자동차 1대가 침수로 고립돼 경찰이 70대 여성 운전자 1명을 구조하는 등 경북에선 18명이 도로 침수 등으로 한때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경남소방본부와 창원소방본부에는 각각 224건, 163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오전 6시 19분 경남 거제시 능포동의 한 아파트에 벽돌이 떨어져 주차돼 있던 차량 다수가 파손됐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비슷한 시각 함안군 칠원읍에선 시골 폐가가 무너지는 일이 있으나, 사람이 없어 인명피해를 피했다. 오전 8시 3분에는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광려천 인근에서 70대 노인이 갑자기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30여분 만에 구조됐다.

창원시 국도 5호선 쌀재터널에서 내서읍 방향 3㎞ 지점에선 산사태로 인해 도로 양방향이 통제됐다. 산청군 단성면에선 전봇대가 도로에 쓰러졌다.

시간당 60㎜가 넘는 비가 내린 창원시에는 침수와 역류 등 피해가 잇따랐다. 성산구 상가와 마산합포구 주택, 의창구 호텔 지하 등지에 침수가 발생했다. 의창구 북면 주택가와 일대 논밭 일부도 침수됐다.

오전 9시쯤에는 창원시 성산구 대암고 삼거리에서 60대 여성이 도로에 쏟아진 물길에 휩쓸려 떠내려가다가, 마침 차량을 통제하던 중 경남경찰청 2기동대 박준희(34) 경위와 홍준성 경장(31)에 의해 구조돼다.

이 과정에서 경찰 두 명과 A씨가 빠른 유속에 밀려 약 100m를 떠내려가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됐다.

부산에서는 60대 남성과 60대 여성 등 2명이 다치고 시설물 파손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부산에서 접수된 119신고는 모두 524건이었다.

10일 이날 오전 9시 45분 부산진구 전포동 도로를 걷던 60대 여성이 강풍과 호우에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오전 11시에는 북구 화명동에서 마당의 천막을 해체하던 60대 남성이 강풍에 몸이 날려 근처 기둥에 머리를 부딪히는 부상을 당했다.

해운대구 중동 주택에선 베란다에 고립된 주민이 구조됐고, 강서구 화전동에서는 물에 잠긴 도로를 달리던 차량에 고립된 운전자가 구조되기도 했다.

부산에서는 이번 태풍에 따른 침수와 붕괴 우려 등으로 274가구 452명이 친척 집이나 숙박시설 등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했다.

충남 부여군에선 우산을 쓰고 지나가던 30대 여성이 쓰러진 나무에 맞아 다쳤고, 전남 곡성에서는 무너진 주택에서 물건과 집기 등을 빼내다 넘어진 주민 1명이 팔을 다쳤다.

10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강원영동과 영남에 현재까지 300㎜ 안팎의 많은 폭풍우가 쏟아졌다. 특히 강원 삼척에는 전날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무려 382.5㎜의 비가 내렸다. 강릉과 속초에도 3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졌다. 이들 지역 곳곳에선 도로와 시장 등에서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경남에서도 양산과 창원, 울산 등에서 300㎜가 넘는 장대비가 내렸다. 비의 양이 많았을 뿐 아니라 쏟아질 때 강도도 강했다. 한때 속초에서는 시간당 90㎜가 넘는 비가 내렸다.

강원도와 경상도 지역은 한반도를 남에서 북으로 종단하는 이번 태풍의 위험반원(바람이 상대적으로 강한 오른쪽 반원)에 위치하고 있으며, 특히 강원영동은 해당 동풍이 바다 쪽 습기를 끌고 들어와 태백산맥에 부딪히면서 비가 많이 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기상청은 태풍의 이동 경로에 따라 제주도를 시작으로 남부 지방은 이날 밤부터 서서히 비가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충청은 11일 새벽까지, 수도권과 강원은 11일 오후까지 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됐던 강원영동 지방은 앞으로 80~150㎜, 많게는 250㎜ 이상 비가 더 내릴 전망이다. 강원영서·수도권·서해5도에는 50~150㎜, 충청·경북북부에는 30~80㎜의 추가 강수가 전망된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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