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사건` 피해자 뇌사 빠져... "문신男, 피해자 상태 한번도 안 물어"

충돌 후 찌그러진 롤스로이스. [YouTube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에서 벌어진 '롤스로이스 사건'의 20대 여성 피해자 A씨가 뇌사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져 큰 충격을 주고 있다.

10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A씨가 지난 5일 새벽부터 뇌사 상태에 빠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 가족은 "뇌사 상태로는 길면 일주일 정도, 기적적으로 살아있어도 한 달 정도 남았다고 설명해줬다"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한 지난 2일 오후 11시 30분쯤 사고소식을 전해듣고 병원을 찾은 가족들은 "두 다리가 심하게 골절돼 걷지 못할 수도 있고 향후 상황을 장담할 수 없다"는 말을 전해들었다. 이후 14시간의 긴 수술 끝에 피해자의 상태가 조금 나아지는 듯했으나 주말 사이에 상태가 악화됐다. A씨의 어머니는 "이번 주에 딸이 집에 오기로 했었는데 믿기지 않는다"며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1년 전 고향을 떠나 서울에 홀로 상경한 A씨는 최근까지도 영화 관련 업체에서 정규직으로 일하며 자격증 공부까지 하던 성실한 20대였다. A씨의 오빠는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서울로 가서 자격증 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다"며 "종종 통화하면 회사 일도 재밌고 잘 지내고 있다고 해서 마음 놓고 있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말했다.

A씨의 오빠는 가해자인 신모(28)씨에 대해 "단 한 번도 동생 상태가 괜찮은지 묻지 않았다"며 "변호사를 통해서 형식적인 인사를 전해오는 게 전부였다. 죄책감이 없는 건지 본인 살 궁리만 하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분노를 표했다.

A씨가 사망할 경우 신씨에게 적용되는 혐의는 특별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에서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사로 변경된다. 위험운전치사죄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을 선고할 수 있는 중범죄로 분류된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신씨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유튜버들이 주장하는 바와 달리 신씨가 피해자를 친 뒤 한 번 더 고의로 다치게 하는 모습은 발견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씨는 인도를 들이받은 사실에 놀라 차를 뒤로 조금 뺐으며, 이 때문에 A씨가 더 다친 사실은 없다고도 설명했다. 고의성이 인정되지는 않기에 살인미수 혐의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씨는 경찰 진술에서 "이렇게 큰 사고를 낸 건 처음이라 당황해서 그랬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한편 신씨는 지난 2일 오후 8시10분쯤 롤스로이스를 몰다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신씨는 당시 마약 간이 검사 결과 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오자 치료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조서현기자 rlayan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