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사내 성폭력' 2심도 회사 책임 인정…법원 "추가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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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성폭력 가해자를 별도로 징계하지 않고 사직 처리한 대한항공의 처분은 위법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범죄 피해와 업무 관련성을 인정한 1심 판단에 더해 가해자에 대한 회사의 조치가 부당했다는 피해자 측 주장도 받아들인 것이다.
A씨 측 신상아 서울여성노동자회 회장은 "대한항공이 가해자를 정식으로 징계했다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사직처리로 사업주 의무를 다했다고 판단하지 않은 부분이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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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직장 내 성폭력 가해자를 별도로 징계하지 않고 사직 처리한 대한항공의 처분은 위법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범죄 피해와 업무 관련성을 인정한 1심 판단에 더해 가해자에 대한 회사의 조치가 부당했다는 피해자 측 주장도 받아들인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0-2부(부장판사 김동현 이상아 송영환)는 10일 A씨가 대한항공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18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법원은 1심이 인정한 배상금 1500만원에 더해 300만원을 추가하고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했다.
재판부는 "회사 측 행위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가 쟁점인데 대체로 1심 판결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면서 "위자료 지급 책임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에 근무하던 A씨는 2017년 팀 내 상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 A씨는 2019년 회사에 이 사건을 포함해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조사하고 가해자에 대한 징계를 요청했고, 사측이 면담을 거쳐 가해자를 사직 처리했다.
A씨는 2020년 7월 가해자와 대한항공 측을 상대로 피해 위자료를 청구하는 1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의 쟁점은 업무와 성폭력 사이 관련성과 가해자에 대한 징계 적절성 여부였다.
대한항공 측은 성폭력이 가해자의 휴가 기간 중 발생했으므로 사무 행위가 관련 없다고 주장했다. A씨 측은 휴가 기간 중이지만 상사의 요청에 의한 업무 도중 발생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지난해 7월 1심은 "성범죄 피해를 막기 위한 실효성 있는 조치를 거하지 못했다"며 업무 관련성을 인정했다. 이에 대한항공과 가해자가 A씨에 각각 1500만, 3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가해자를 징계 조치하지 않고 사직 처리해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했다는 원고 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가해자를 사직 처리해 고용청으로부터 과태료 조치를 받은 대한항공이 2022년 4월 인천지법에서 부과 취소 판결을 받은 사실을 참작했다.
대한항공 측 항소로 이뤄진 2심은 업무 관련성에 더해 회사의 징계 조치가 일부분 부당했다며 책임 범위를 보다 넓게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고 수습을 위한 협의 과정에서 사측이 일정한 방향으로 수습을 유도하려고 했던 부분이 인정된다"며 "노동청 판단이 크게 틀리지 않다고 보고 법원 입장으로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액을 어느 정도 인정할지가 문제인데 원고 측 법률 전문가의 의견을 피고 측이 신뢰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참작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에 참석한 A씨는 판결이 내려지자 흐느꼈다. A씨 측 신상아 서울여성노동자회 회장은 "대한항공이 가해자를 정식으로 징계했다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사직처리로 사업주 의무를 다했다고 판단하지 않은 부분이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 측은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ausu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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