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2000원 송금해라” 잼버리 지원 공무원에 ‘밥값’ 청구한 전북도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현장 지원 업무를 나간 공무원들에게 소속 지자체가 별도의 밥값을 걷은 것으로 드러났다. 무더위 속 고된 업무를 진행한 만큼 수당에 도시락을 받아도 모자랄 판에 황당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오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잼버리 영지에서 전북도민과 기업, 전북도 공무원, 유관기관 관계자 등이 쓰레기 수거 등 대청소를 하고 있다. /뉴스1

10일 전북도 자치행정과에 따르면 스카우트 대원들이 새만금 야영장에서 조기 철수한 다음 날인 9일, 전북도는 지원 업무에 나선 공무원들에게 식비를 청구하는 내용의 공지를 보냈다. 식비는 1인당 1만 2000원으로 책정, 계좌 송금을 요구했다.

전북도 측은 워낙 많은 직원이 동원됐는데 식비를 한 부서에서 모두 부담할 수는 없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더운 날씨에 직원들 고생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출장비를 지급하는 것 외에 별도로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었다고 했다.

소속 공무원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북도 소속 공무원은 국내 한 언론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행사고, 더위에 고생한 스카우트 대원이 안쓰러워 기꺼운 마음으로 현장에서 일했는데 이런 취급을 당하니 허탈한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새만금 잼버리 청소 등을 위해 자원봉사 형식으로 긴급투입됐던 전북의 한 공무원이 '일을 시켜놓고 도시락값까지 내라고 하더라. 이게 1만2000원짜리 도시락이냐'며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분통을 터뜨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뉴스1

일부 공무원이 온라인 커뮤니티 해당 내용을 올리면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누리꾼들은 “자원봉사자와 동원된 직원에게 돈을 내라니 말이 안 나온다”, “진짜 너무 상식 밖이라 믿기지 않는다”, “편의점 도시락보다 부실하다”며 비판했다.

한편 전북도 측은 “현장 지원 업무를 나간 직원들에게 사비로 밥값을 내라고 한 게 아니라 출장비에 포함된 식비를 다시 되돌려달라고 한 것”이라며 “직원들이 보낸 식비는 전액 도시락 업체로의 정산 비용으로만 사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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