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스크리닝] '오펜하이머' 화려한 캐스팅과 숨막히는 밀도, 그리고 소름돋는 직면 ★★★☆
▶ 줄거리
천재적인 물리학자 J.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세상을 구하기 위해 세상을 파괴할 지도 모르는 선택을 해야 하는 핵개발 프로젝트.
▶ 비포스크리닝
'다크 나이트' 3부작, '인셉션',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테넷' 등 탄탄한 작품성과 뛰어난 대중성을 갖춘 작품들로 국내에서만 무려 3,315만 관객 동원이라는 놀라운 흥행 기록을 세우며 이름만으로도 관객들을 설레게 만드는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이 오는 8월 15일, 화제의 신작 '오펜하이머'로 돌아온다. '오펜하이머'는 북미에서 먼저 개봉한 이후 역대급 오프닝 스코어라는 기록을 세우고 있다. '오펜하이머'는 3시간의 러닝타임과 R등급(성인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해외 매체들은 역대급 호평을 쏟아냈다. 이들의 호평 이유는 우선 역대급 캐스팅에 있었다. 킬리언 머피, 에밀리 블런트, 맷 데이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만 해도 쟁쟁한데 여기에 그치지 않고 플로렌스 퓨, 조쉬 하트넷, 케이시 애플렉, 라미 말렉, 케네스 브래너, 데인 드한 등 요즘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들이 총출연한다. 제각각 큰 영화의 주연을 맡아도 충분할 배우들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지휘 하에 작은 역할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모였다.
영화를 보기 전 또 하나 기대되는 포인트는 바로 단 한 장면도 CG를 사용하지 않은 영화라는 점이다. 실제 인물이나 배경 없이도 3시간짜리 영화를 충분히 만들어내는 요즘 세상에 거꾸로 CG가 하나도 없는 영화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길 예정이다.
전 세계 50억 달러의 수익,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11관왕에 빛나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이 과연 '소문난 잔치'에 끝날 것인지, 국내 관객들에게도 그 매력을 어필할 수 있을 것인지 기대된다.
▶ 애프터스크리닝
극장문을 나서며 관객들은 아직도 더운 날씨임에도 두 팔 가득 돋은 소름을 문질러야 할 것. 긴 상영 시간동안 강렬한 음악과 이미지로 자신만의 영상 세계로 안내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결고 간과할수 없는 묵직한 윤리적인 문제로 관객의 마음을 짓누른다. 순수한 과학자의 마음을 이해할라 치면 어느새 정치하는 과학자인듯한 오펜하이머의 변화를 눈치채게되고 그의 순수함을 의심하는 색안경을 쓰게 되는 순간 그를 이용하려는 주변 정치 세계로 시선을 분산시켜 결코 단순한 잣대로 평가할 수 없는 인류 문명의 중요한 사건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그 치밀함에 너무나 소름이 돋고 끝까지 밀어붙여 위대한 과학자의 언어로 무지한 대중을 설득시키는 감독의 능력에 감탄하게 된다.
젊은 시절부터 노년 시절까지 폭 넓은 연령층을 연기한 킬리언 머피의 눈빛도 대단했고 '아이언맨'의 이미지를 완전히 지우며 연기 변신을 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도 놀라웠다. 초반에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물리학이나 과학에 관한 이야기에도 관객들은 반가운 배우들의 얼굴을 보며 영화에 대한 내적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 초호화 캐스팅이었던 만큼 확실히 배우들을 보는 재미는 탁월했다.
오펜하이머 1인칭 시점으로 보여질때는 굉음과 현란한 컬러 영상이 보여지고 그의 대척점에 있는 인물인 루이스 스트로스의 시점으로 보여질때는 과감히 흑백으로 보여지는 영상도 인상적이다. CG없이 찍었다는 '트리니티 실험' 장면은 마치 핵폭발을 관객의 시선으로 목격하기라도 하는 듯 충격적이었다.
현대사에 큰 영향을 미친 실존 인물에 대해, 천재 과학자의 업적이 아닌 도덕적 여정을 다루는 이 이야기는 지금까지 한번도 보지 못하고 생각지 못했던 것들을 안겨줄 것.
매번 작품에 대해 엄청난 이야기를 하게 만드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지만 이번 작품은 그야말로 역대급이다. 한마디로 미쳤다.
'오펜하이머'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세상을 파괴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천재 과학자의 핵개발 프로젝트를 다룬 작품으로 8월 15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유니버설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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