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칸 전 총리 선거 출마자격 박탈에 파키스탄 시민들 격렬 시위
임란 칸 전 파키스탄 총리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지난 8일(현지시간) 전국 곳곳에서 파키스탄 선거관리위원회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파키스탄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자산 은닉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칸 전 파키스탄 총리에게 5년간 선출직 출마 자격을 박탈했습니다. 앞서 파키스탄 법원은 지난달 열린 칸 전 총리에 대한 부패 관련 재판에서 징역 3년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
칸 전 총리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총리를 지냈습니다. 그는 지난해 의회 불신임 투표를 통해 총리직에서 해임됐습니다. 그런데 그의 죄목이라는 것이 재임 때 받은 선물을 은닉했다는 것입니다. 은닉한 선물의 재산상 가치는 한국 돈 가치로 수백만 원이라고 합니다.
파키스탄 법원이 이 죄목만으로 칸 전 총리에게 징역 3년 형을 언도하고 선거관리위원회가 5년 선거권 박탈 결정을 내렸다면, 외려 칸 전 총리는 청렴성을 국내외적으로 인정받는 셈입니다. 파키스탄 현 정권은 국민들로부터 인기가 많은 칸 전 총리의 앞길을 막기 위해 그동안 그의 전력을 샅샅이 뒤졌습니다. 그럼에도 수백만 원짜리 선물을 국가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혐의만을 잡아낸 것입니다.
파키스탄 북동부 라호르 자택에서 칸 전 총리는 연행돼 현재는 수도인 이슬라마바드의 한 형무소에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또한 유명한 크리켓 선수 출신입니다. 크리켓은 파키스탄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입니다.
현재 칸 전 총리는 자신에 적용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이번 판결로 칸 전 총리는 일단 정치 재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칸 전 총리가 당수를 맡고 있는 야당 파키스탄정의운동(PTI)은 법원의 판결을 수용할 수 없다며 상급 법원에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칸 전 총리는 경찰에 체포되기에 앞서 "파키스탄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투쟁을 하고 있다"면서 지지자들에게 평화적인 방법으로 자유와 인권을 요구하는 시위를 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는 셰바즈 샤리프 현 총리가 군부와 결탁해 자신을 끌어내기 위해 음모를 꾸몄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파키스탄 정부는 칸 전 총리 체포에 정치적 동기는 없다고 반박합니다. 선관위의 이번 결정으로 칸 전 총리는 현재로선 내년 초 치러질 총선에 출마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칸 전 총리가 워낙 국민들로부터 인기가 많고 이번 일로 그가 오히려 청렴결백하다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그 신망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파키스탄 국민들의 칸 전 총리 지지 시위가 격화되면 현 정권도 그를 함부로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칸 전 총리가 구속되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대변인을 통해 그의 사법 처리과정이 법에 따라 적법한 절차에 의해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파키스탄 정부에게 요구했습니다. 아울러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시위대에 대해서도 법에 따라 평화로운 집회를 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칸 전 총리의 구속은 향후 파키스탄 정국에 뇌관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를 따르는 정치인과 일반 국민들의 시위가 더 고조되면 현 정권이 그를 계속 구속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칸 전 총리는 지난 5월에도 부패 사건에 연루돼 체포됐다가 며칠 뒤 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 그때도 경미한 의혹이었고 구속될 사안은 아니었습니다.
칸 전 총리는 잘 생긴 외모에 영국 옥스퍼드대 출신이라는 학력 프리미엄, 게다가 크리켓 국가대표 선수로 크리켓 월드컵 우승이라는 신화적 아우라가 따라다닙니다. 파키스탄 국민들은 그를 국민적 영웅으로 보고 있고, 그에 의탁해 국가의 장래를 점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칸 전 총리 역시 미국, 러시아, 영국 등 열강 어느 한 편에 치우치지 않고 자주 자강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어 명분도 쥐고 있습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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