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현장 앞 공사 방해·협박…수억원 뜯어낸 노조 간부들 징역형

수원법원종합청사. /뉴스1

건설 회사를 상대로 현장에서 공사를 방해·협박하며 수억 원을 뜯어낸 노동조합 간부들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6 단독 정승화 판사는 10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한국노총 모 노조 A지부 지부장 B씨에게 징역 2년4개월을 선고했다. 또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지부 부본부장에게 징역 1년 2개월, 본부장에게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거대 노조의 지위를 등에 업고 마치 근로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할 것 같은 외관을 조직적으로 꾸미면서 실질적으로는 피고인들의 사익을 취하려 건설 현장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는 방법으로 피해 회사로부터 상당한 돈을 갈취했다”고 했다.

또 “이로 인해 기업과 근로자들 사이의 건전한 고용관계가 왜곡되고, 피해 회사로부터 불필요한 건설비용을 지출하게 해 결국에는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피해를 전가하는 결과가 발생했다”며 “사회 전반에 있어 다른 정당한 노동조합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와 불신을 일으키기도 하는 등 그 사회적 폐해가 적지 않아 피고인들을 엄벌할 필요성이 크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B씨는 지난 2020년 12월부터 2021년 5월까지 경기도 용인시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노조원 채용을 요구했고, 이를 거절 당하자 공사를 방해하겠다고 협박해 5000만원을 뜯어냈다. 그는 또 근무를 전혀 하지 않고도 출근한 것으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하면서 거절하면 공사를 방해하겠다고 협박해 3000만원을 받아냈다. B씨는 공사가 끝난 후에도 현장에서 버티겠다고 협박하는 등 철수 조건으로 1억2000만원을 뜯어내기도 했다.

B씨는 다른 간부들과 함께 모 물류센터 건설 현장에서 덤프트럭으로 출입구를 막거나 장송곡을 틀어 공사를 방해했고, 피해 회사를 “박살내겠다”고 협박하는 등 공사 방해를 멈추는 조건으로 모두 7000만원을 갈취한 혐의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