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만 남기고 '빈손'으로 종료한 민주 혁신위
노인 폄하 발언 논란…김은경 개인사도 일파만파
도덕성 회복 위해 출범…설화만 남긴 채 조기 종료
[서울=뉴시스] 이종희 여동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가 10일 노인 폄하 발언 등 잇딴 설화 속에 논란만 남기고 용두사미로 활동을 조기 종료했다.
혁신위는 이날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이 요구했던 '전당대회 대의원 투표 배제' 를 골자로 하는 혁신안을 발표했으나 '사당화'라는 당내 반발만 샀다. 혁신안에 대한 당내 공감 보다는 비판만 쏟아졌다. 특히 비명계가 강력 반발해 혁신위가 당내 계파 갈등만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혁신위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뼈를 깎는 쇄신을 하기 위해 출범했으나 뜬금없이 전대 대의원 배제, 의원 체포동의안 기명투표 등 퇴행적 방안을 내놓아 당 안팎에서 뭇매를 맞았다.
이에 따라 혁신위가 당 쇄신은 커녕 '트러블 메이커' 역할만 한 채 빈손으로 떠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공천규칙 등을 담은 3차 혁신안을 발표한 뒤 "혁신위원회 활동은 오늘로써 마무리하도록 하겠다"며 "그동안 부족한 말로 불편함을 드린 점에 대하여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저희의 혁신안이 씨앗이 되어 더불어민주당이 국민들의 신뢰와 선택을 받는 정당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며 혁신위원장으로 저의 역할을 이 자리에서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당초 민주당은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거액의 가상자산 투자·보유 논란으로 떨어진 당의 도덕성을 회복하기 위해 외부인사 중심의 혁신위원회를 지난 6월20일 공식 출범시켰다.
혁신위는 9월 정기 국회 전까지 활동할 예정이었지만 김 위원장은 노인 폄하 발언, 개인사 등 논란이 커지면서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 속에 활동을 급하게 마무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청년 좌담회에서 "자기(아들)가 생각할 때는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엄마 나이로부터 여명까지로 해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일대일로 표결해야 하냐는 것"이냐는 아들의 말을 두고 "되게 합리적이고 맞는 말"이라고 소개해 노인 폄하 논란을 빚었다.
김 위원장은 "어르신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에 대해선 더욱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입장을 밝힌 뒤 대한노인회를 직접 찾아 노인 비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김 위원장의 사과가 늦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김 위원장은 "마음 상한 분이 있다면 유감", "정치언어를 잘 몰라 깊이 숙고하지 못한 어리석음이 있었다"고 했지만 직접 사과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논란 발생 4일 만이었다. 앞서 혁신위는 노인 비하 발언에 대한 비판 여론에 "사과할 일은 아니다"라고 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표도 김 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에 대해 "신중하지 못한 발언 때문에 마음에 상처 받았을 분들이 계신다"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노인 폄하 발언 외에도 초선 의원들을 코로나 사태 학력저하 학생들에 빗대거나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자기 계파를 살리려 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말해 논란을 만든 바 있다.
김 위원장의 개인사도 논란이 됐다. 지난 5일 자신을 김 위원장 시누이라고 밝힌 김모 씨가 SNS에 김 위원장에 대한 폭로성 글을 올리며 시작됐다.
김씨는 김 위원장을 겨냥해 "사회적으로 지탄받아 마땅하다"며 "김 위원장은 남편이 살아있을 때를 포함해 단 한 차례도 시부모를 모시고 한 적이 없고 공경심은 커녕 (부모님은) 18년동안 김 위원장에게 온갖 악담과 협박을 받으셨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노인 비하 논란을 사과하는 과정에서 "남편과 사별 후 18년간 시부모님을 모셨고 지난해 선산에 모셨다", "어르신을 공경하지 않는 마음을 가진 적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사퇴 요구에 대해 "혁신위 의지는 그대로 간다"고 답해 향후 활동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지만 혁신위는 결국 조기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김 위원장을 두고 벌어진 논란이 혁신위 활동 조기 종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활동 종료 소회를 묻자 "혁신안은 여러 위원이 온오프라인 통해 치열하게 논의하고 논쟁해서 만들어 낸 피땀의 결과"라며 "그 결과가 저의 여러 가지 일로 가려질까 그게 가장 두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명치를 향했던 칼끝이 정말 아팠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다. 혼신의 힘을, 죽을 힘을 다해서 죽기 살기로 여기까지 왔으니 잘 받아서 민주당이 좋은 결과 낼 수 있는 혁신안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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