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소환·김혜경 비서 선거법 위반···민주, 사법 폭풍속으로
'대북 송금'건은 22일 이후 가능성
檢, 릴레이 조사●내달 구속영장 관측
민주 "이재명 죽이기" 강하게 반발
조국 前 장관 딸 조민엔 불구속 기소
'단순 수혜 아닌 주도적 역할' 판단
더불어민주당이 예견됐던 사법 리스크 폭풍 속으로 결국 빠져들고 있다. 검찰은 이재명 대표를 ‘백현동 인허가 특혜 비리 의혹’으로 소환 통보하며 사실상 영장청구 수순 밟기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검찰이 윤석열 정권의 위기 때마다 ‘이재명 죽이기’에 나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최근 이 대표에게 ‘백현동 인허가 특혜 비리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양측이 물밑 조율을 거친 끝에 소환 조사 일정은 17일로 정해졌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백현동 개발사업 시행사가 부지 용도 변경, 민간 임대아파트 공급 조건 완화 등의 인허가 특혜를 받는 데 ‘보이지 않는 손’ 역할을 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시행사인 성남알앤디PFC가 지난해 말 기준 315억 원의 분양 이익을, 최대주주인 아시아디벨로퍼가 700억 원가량의 배당 이익을 얻었다는 게 검찰의 분석이다. 특히 ‘백현동 로비스트’로 불리는 김인섭(구속 기소)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친분이 있던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에게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의 요구를 전달해 관철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아시아디벨로퍼는 성남알앤디PFC의 최대주주다.
이 대표는 검찰의 소환 통보 사실이 알려지자 “당당히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표는 강선우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대장동 수사로 무려 1년이 넘게 저의 모든 것을 탈탈 털었지만 아무것도 나온 게 없다”며 “그러자 다른 사건으로 또다시 저를 조사하겠다고 한다. 이재명을 옥죄어 정권의 위기를 모면하겠다는 뻔한 의도”라고 비판했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두 사건을 합쳐 정기국회 회기 기간인 9월 중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기국회는 회기 중단이 불가능한 만큼 현역 의원인 이 대표에게 불체포특권이 적용돼 본회의 체포동의안 투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의혹’ 수사도 민주당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해당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6부는 조만간 이 대표를 불러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2일 재판에서 이 대표의 대북 송금 관여 여부를 가릴 핵심 진술을 할지가 관건이다. 그동안 이 전 부지사는 송금 등 대북 사업이 쌍방울그룹이 독자적으로 추진한 것이라며 모든 혐의를 부인해왔다. 하지만 최근 검찰 조사에서는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차례 파행 끝에 재개되는 22일 재판에서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표에게 쌍방울그룹과 관련된 내용이 보고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할 경우 이 대표의 사법 처리 가능성은 한층 높아질 수 있다. 수원지검은 22일 이 전 부지사의 재판 이후 이 대표에게 소환 조사를 통보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검찰이 민주당 내 친명계와 비명계의 내홍을 가속화하기 위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국회 개회 기간에 청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 회기 중 국회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려면 먼저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돼야 하는데 해당 체포동의안 처리를 놓고 친명계와 비명계가 갈등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친명계 일각에서는 노골적으로 체포동의안 부결을 주장하고 있는 의원들도 있다.
한편 범야권 인사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에 대한 사법적 문제도 민주당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판5부(김민아 부장검사)는 같은 날 조 전 장관의 딸 조 씨를 허위 작성 공문서 행사, 업무방해, 위계 공무 집행 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당초 조 씨의 반성 태도를 검토해 기소유예 등 처분 방향을 고민해왔으나 결국 기소하기로 결정했다. 조 씨의 가담 정도가 가볍지 않고 단순 수혜자가 아니라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조 전 장관은 딸의 기소에 대해 “차라리 옛날처럼 나를 남산이나 남영동에 끌고 가서 고문하길 바란다”는 글을 페이스북 계정에 올렸다.
설상가상으로 수원지법 형사12부(황인성 부장판사)는 이 대표의 배우자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 경기도청 5급 별정직 공무원 배 모 씨에게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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