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혁신위, '전대·공천룰' 전면 수술…다선의원 불출마 종용[종합]
비명계 "당 최고 기득권자는 이재명…용퇴 결단할지 응답해라"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가 10일 대의원제도 영향력 축소와 내년 총선 공천 시 현역 의원 하위 평가자 감점을 강화하는 내용의 마지막 혁신안을 발표했다. 특히 전·현직 다선의원에 대한 용퇴론까지 제안되자, 비명(비이재명)계는 반발하는 분위기다.
혁신위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은 2016년부터 당원이 급증해 현재 250만명의 권리당원을 가진 정당으로서, 구조를 개혁해 이들이 권리를 챙기고 당에 무사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데 혁신안의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출범한 혁신위는 이번 3차 혁신안 발표를 끝으로 한 달여 활동을 종료했다. 마지막 혁신안인 만큼, 이들은 "기존 혁신안 검토 후 홈페이지 의견 접수, 국회의원·보좌진 설문조사 등 모든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공정 경쟁·투명 검증' 등 의견이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혁신위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최고위원을 선출할 때, 권리당원 1인 1표 투표 70%와 국민여론조사 30%로 선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행 민주당 당헌·당규에서 전당대회 투표 반영 비율은 권리당원 40%, 대의원 30%, 여론조사 25%, 일반당원 5%다. 또한 혁신위는 대의원을 지역위원장이 아닌 당원이 직접 선출하는 '대의원 직선제'도 제안했다. 사실상 비명계가 반발하고 있는 대의원제 폐지·축소를 제안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서복경 혁신위원은 "권리당원이 직접 대의원을 선출해서 뜻을 대의하는 기능을, 진짜 대의원이 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한 것이다. 권리당원 총회에서 직접 선출하는 방안이므로 대의원제는 살아있는 것"이라고 대의원제 폐지·축소 지적을 일축했다.
혁신위는 내년 총선에 적용될 공천 규칙과 관련해서도 "당원·국민 제안을 접수 받았는데, 공천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혁신위가 다루는 것에 논쟁이 많았지만 건드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혁신위는 "선출직 공직자 상대평가 하위자에게 과거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수 있어야 한다"며 "현재 하위 20%에게 경선 득표의 20% 감산하는 규정이 일괄 적용되고 있는데, 이를 하위 10%까지는 감산 40%, 10~20%는 30% 감산, 20~30%는 20%를 감산해 의원 평가의 엄밀성을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선 불복자에 대해선 현행 25%에서 50%까지 감산을 상향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공천 규칙 '공직윤리' 항목 신설·부적격자 공천 배제 ▲총선 당내 경선 시 단수공천 허용 범위 최소화·경선 선거구 확대 ▲총선 당내 경선 과정서 전 후보자 당원 문자발송·토론회 및 연설회 의무화 ▲경선 시 권리당원 투표는 온라인투표시스템 활용 등 혁신안을 제안했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전·현직 다선의원에 대한 용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정치의 새물결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여러 차례 의원직을 역임하고 의회직과 당직을 맡으면서 정치발전에 헌신하신 분 중 후진을 위해 용퇴를 결단하실 분들은 당의 미래를 위해 과감히 나서달라. 또한 현역 의원은 아니지만 여러 차례 의원을 역임하신 분들도 후진과 당의 미래를 위해 불출마 결단을 내려달라"고 밝혔다.
다만 서 위원은 3선 이상 의원을 상대로 한 '출마 제한'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는 "일부에서 얘기하는 3선 의원 출마 제한은 아니다. 다선 의원보다 초·재선 의원이 청렴하거나 능력 있다는 기조를 갖고 있지 않다. 용퇴 문제를 거론한 것은 소위 옛날 분들이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불출마 대상에 박지원 전 국정원장, 천정배 전 의원 등이 포함되느냐'라는 질의에 "저는 이분들이 용퇴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혁신안이 발표되자 당내 평가는 엇갈렸다. 대표적인 비명계인 이원욱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혁신위의 다선의원 용퇴 종용 대상에 대해 "국회의원 4명이 있는 지역에 지자체장을 두 번 하고, 당 대선후보와 보궐선거로 국회의원이 된 분이 이재명 대표다. 당의 최고 기득권자 이 대표는 (혁신위 제안대로) 용퇴를 결단할지 응답해달라"고 꼬집었다. 반면 양이원영 의원은 "혁신위 발표를 들으니 우리 당에 희망을 가지고 마지막까지 애쓴 흔적이 보여 감사한 마음이다. 이제 우리에게 과제를 해결할 역할이 주어졌으니, 기회를 살려 희망을 만드는 데 힘을 쏟겠다"고 했다.
이날 발표된 혁신안은 대부분 당헌·당규 개정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당내 총의가 모여야 한다. 혁신위원인 이해식 의원은 "오는 28~29일 당 워크숍에서 다뤄질 것 같다. 이 과정에서 수용 여부에 대한 의견이 제시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혁신위 조기 활동 종료에 대해 "여러 위원이 치열하게 논의해서 만들어 낸 피땀의 결과다. 그 피땀의 결과가 제 여러 가지 일로 가려질까 가장 두렵다. 민주당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혁신안이 되길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한 자신을 둘러싼 '노인 비하' 발언 논란에 대해서도 "그동안 부족한 말로 불편함을 드린 점에 대하여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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