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 누워 “아, 아”…뇌질환 걸렸다는 남친에 1200만원 뜯긴 딸이 떠났다

가해자, “뇌질환 걸려 뇌에 고름 찼다”며 발작 연기 펼쳐
피해자, 유서에 “내가 죽는 이유는 전남친 때문이다” 적어
통신비, 차량 수리비, 담뱃값 등 가해가 쓴 돈 피해자가 대

연인을 속여 1200만원을 뜯어내 사기 혐의로 고소당한 남성이 바닥에 누워 발작하는 시늉을 하는 모습(왼쪽)과 피해자의 영정 사진. JTBC ‘사건반장’ 캡처

 
상습적으로 돈을 뜯어낸 남자친구를 사기죄로 고소했다 끝내 스스로 생을 마감한 여성의 부모가 엄벌 청원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피해자 어머니는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며 항암 치료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JTBC ‘사건반장’은 사귀던 남성의 공갈 협박으로 인해 약 1200만 원을 뜯긴 여성이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재조명하며 그의 부모가 사건 해결과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피해자 A씨가 경호원이라는 또래 남성 B씨와 교제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21년 12월. B씨는 사귄 지 열흘도 지나지 않아 B씨는 A씨에게 “엄마가 암에 걸렸다”, “내가 뇌 질환에 걸렸다”며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B씨는 돈을 빌려주지 않으면 “나는 시한부 인생이다. 뇌에 고름이 차고 있고 희귀한 발작 증상이 있어서 뇌수술해야 한다”고 말하며 바닥을 뒹굴고 발작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렇게 B씨는 생활비, 통신비, 차량 수리비, 주유비, 담뱃값, 음료숫값까지 하나도 빼놓지 않고 A씨의 돈으로 생활했다. A씨는 투잡을 뛰면서 하루 12시간 이상씩 일하며 돈을 모았지만 이는 족족 B씨 손에 들어갔다.

JTBC ‘사건반장’ 캡처

 
보다 못한 A씨가 B씨에게 “돈을 벌어서 쓰라”고 하자 B씨는 소리를 지르며 “죽어버리겠다”고 협박하며 또다시 거짓 발작 연기를 펼쳤다.

심지어 B씨는 A씨 직장을 찾아가 난동을 부리거나 돈을 줄 때까지 잠을 재우지 않는 방식으로 괴롭히며 돈을 뜯어냈다.

그렇게 B씨가 1년간 명목상 ‘빌려 간’ 돈은 1200만 원에 달한다. 돈을 갚으라고 하면 차일피일 기한을 미루기 일쑤였다. A씨는 마침내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공증도 할 겸 거래내역서를 확인하기로 했는데 B씨는 그때부터 연락 두절됐다.

이후 A씨는 B씨가 직업, 가정사, 병력 등 모든 것을 허위로 자신을 속인 후 돈을 뜯어 갔다는 사실을 알게 돼 그를 사기죄로 고소했다.

A씨는 지난 2월 진행된 고소인에 대한 2차 조사 직후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유서에는 “내가 죽는 이유는 전남친 B씨 때문이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A씨 부모는 B씨에 대한 엄벌을 호소하는 탄원서를 검찰에 제출한 상태다. 암투병 중인 A씨 어머니는 이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항암치료도 받지 않겠다며 버티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아버지는 “금액도 적고 피해자도 죽고 없기 때문에 경찰이 소극적인 것 같다”며 탄원서 제출을 호소하고 있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