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차올라 옴짝달싹 못 한 소들… 부산선 건물 외벽 뜯겨나가

박선민 기자 2023. 8. 1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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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카눈에 전국서 피해 속출
10일 대구 군위군 효령면 병수리가 태풍 '카눈'으로 하천 제방 유실돼 물에 잠긴 가운데 우사에 갇힌 소들이 물에 잠긴 채 물이 빠지길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반도를 강타한 제6호 태풍 ‘카눈’ 영향으로 전국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이날 오전 9시20분쯤 경남 지역에 상륙해 내륙 정중앙을 관통하듯 북진하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으로는 충북 충주 남동쪽 약 30㎞ 육상을 시속 31㎞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85hPa(헥토파스칼), 최대 풍속은 시속 86㎞다.

경남 창원시에서는 신촌리 마을 하나가 전부 물에 잠겼고, 폭우에 솟구친 맨홀 뚜껑이 시내버스 밑바닥을 뚫는 일도 있었다. 성산구 대방동에서는 60대 여성이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급류에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가 가까스로 구조됐다.

10일 오후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 해상케이블카 건물의 외벽 마감재가 강풍에 뜯겨 나가 있다. /연합뉴스
10일 오후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 인근 한 건물에 유리창이 강풍에 깨어져 있다. /연합뉴스

부산에서는 강풍에 송도해수욕장 인근 건물 유리창이 깨지고, 외벽 마감재가 뜯겨 나갔다. 해안가 바로 앞 분식집도 전면 유리가 박살 난 채로 발견됐다.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부산에 각종 피해 신고가 200건 넘게 쏟아졌다.

피해는 경북과 대구에서도 이어졌다. 경주시에서는 문무대왕면 945번 지방도 일부가 인근 하천 물살에 유실됐다. 하천 등 범람 위기로 주민 8000여명이 대피하고, 18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대구 군위군 효령면에서는 강풍과 폭우로 하천 제방이 유실되면서 우사에 물이 가득 들어찼다. 소들은 오도 가도도 못한 채 턱 밑까지 차오른 물이 빠지기만을 기다렸다. 휠체어를 타고 가던 60대 남성이 도랑에 빠져 결국 숨졌다.

10일 오후 충북 보은군 속리산 정이품송 곁가지 2개가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부러졌다. /보은군
충북 영동군 영동읍 화신리 한 야산에서 옹벽이 무너져 인근 주민 5명이 긴급 대피했다. /뉴스1

충북 보은군에서는 천연기념물 103호인 속리산 정이품송 가지 2개가 부러졌다. 호우로 토사가 유실되면서 옹벽이 붕괴하고, 하천 범람 위험으로 20가구 주민 30여명이 인근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주택 지붕이 강풍을 견디지 못하고 날아가 주민 2명 대피하는 일도 있었다.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수목 전도 25건, 도로 장애 20건, 토사 및 낙석 7건, 기타 1건 총 53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한편 카눈은 이날 오후 6시쯤 충주 북북동쪽 약 10㎞ 부근 육상까지 이동한 뒤 북서쪽으로 이동해 오후 9시쯤 서울 동쪽 약 50㎞ 부근 육상에 이를 예정이다. 오후 9시 카눈의 예상 중심기압은 990hPa(헥토파스칼)이며 예상 최대풍속은 초속 20m다. 이어 11일 자정쯤 서울 북쪽 약 50㎞ 지점을 통과해 새벽 3시쯤 북한으로 완전히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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