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갈 수 있는 힘 믿었다"…박세웅 조기강판 후 흔들리는 최이준을 교체하지 않았던 이유 [MD고척]

고척 = 박승환 기자 2023. 8. 1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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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따라갈 수 있는 힘 믿었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팀 간 시즌 10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8-10으로 무릎을 꿇으며 연승 행진이 중단됐다.

144경기를 치르면서 당하는 수많은 패배 중 1패지만, 내용이 상당히 아쉬운 경기였다. 롯데는 1회 시작부터 선취점을 손에 넣으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지만, 2회 유격수 니코 구드럼의 실책이 발생하면서 허무하게 동점을 헌납하더니 3회말 수비에서는 1루수 고승민의 홈 송구가 포수 정보근이 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향하면서 대량실점으로 이어지는 빌미를 제공하면서 일찍부터 승기를 넘겨줬다.

롯데는 경기 종료가 임박한 9회 키움 불펜이 흔들리는 틈을 바탕으로 무려 5점을 뽑아내며 뒤늦게 추격에 나섰다. 하지만 선발 박세웅이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2⅓이닝 동안 6실점(3자책), 이어 등판한 최이준이 1⅔이닝 동안 4실점(4자책)으로 무너진 경기를 뒤집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고, 8-10으로 패했다.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과 정보근./마이데일리 DB
롯데 자이언츠 최이준./마이데일리 DB

전날 박세웅의 투구는 어떻게 봤을까. 10일 래리 서튼 감독은 "박세웅이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가도 타자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 그리고 불리한 카운트에서는 안타 또는 볼넷을 허용, 아웃카운트를 잡아야 할 때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투구수가 급격하게 올라갔다. 이로 인해 투구수가 많아진 것이 박세웅이 끝까지 던지지 못한 이유"라고 말 문을 열었다.

박세웅을 조기에 강판시킨 이유는 경기 후반을 도모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사령탑은 "박세웅이 자신의 투구수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닝 당 투구수가 많았다. 제구도 많이 흔들렸고, 피곤해 보였다. 자신의 페이스를 잃어버렸고, 1-6으로 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경기 초반 분위기를 끊고, 따라갈 수 있는 힘을 믿고 투수를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세웅을 조기에 강판시킨 뒤 경기 중·후반 추격을 노린 마운드 운영이라고 보기 힘든 경기였다. 박세웅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최이준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벤치는 움직임을 가져가지 않았고, 3회 4점을 헌납하면서 승기가 키움 쪽으로 기울었던 까닭. 서튼 감독은 "최이준이 롱맨으로 자기 역할을 해줘야 했다. 또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불펜 피로도가 있기 때문에 최이준이 이닝을 먹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송구 실책을 범한 롯데 자이언츠 고승민./고척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롯데 자이언츠 안권수./마이데일리 DB

롯데는 이날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가져갔다. 전날(9일) 테이블세터로 3개의 볼넷을 얻어낸 안권수가 빠진 채 시작한다. 이날 롯데는 김민석(중견수)-안치홍(1루수)-이정훈(지명타자)-니코 구드럼(3루수)-윤동희(우익수)-전준우(좌익수)-박승욱(2루수)-노진혁(유격수)-정보근(포수) 순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구성했다.

사령탑은 고승민과 안권수가 빠진 것에 대해 "고승민은 아직 타격 사이클이 올라오지 않았다. 어제 수비적으로 실수를 했고, 멘탈적으로 극복할 시간을 주기 위함이다. 그리고 정찬헌과 매치업이 좋지 않았다"며 "안권수는 타격 사이클이 올라가고 있지만, 윤동희와 김민석의 페이스가 좋고, 전준우 또한 정찬헌에게 굉장히 강점이 있는 타자이기 때문에 안권수를 제외했다. 대주자, 대수비, 대타로 경기 후반 사용할 수 있는 무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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