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고객 '페인포인트' 놓친 해외 인슈어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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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해외 벤처캐피털(VC) 관계자로부터 미국에 상장한 인슈어테크사 10곳 중 3곳만이 현재 시가총액이 상장 전까지 받은 투자 금액을 넘어섰다는 말을 들었다.
그럼에도 국내에서 이뤄지는 인슈어테크의 활동과 기존 사업자들의 혁신 등이 진정 고객의 페인 포인트를 이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것인지는 이들을 반면교사 삼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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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해외 벤처캐피털(VC) 관계자로부터 미국에 상장한 인슈어테크사 10곳 중 3곳만이 현재 시가총액이 상장 전까지 받은 투자 금액을 넘어섰다는 말을 들었다. 그 관계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기업들이 사업 효율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성공적으로 이루는 기업들의 미래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당 기업들이 앞다퉈 창업했던 2010년대 초반, 당시 국내 보험사들도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미래를 이끌 보험 사업자로 평가받았던 메트로마일·레모네이드·히포 등 혁신적 인슈어테크의 사업 모델을 한창 연구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몇 초, 몇 분 내 언더라이팅(계약 전 최종 의사 결정)과 보험금 지급이 끝나는 운영 모델에 대한 관심이 특히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내에서도 토스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유니콘 기업을 꿈꾸는 다수의 인슈어테크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지금 그들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대표적 인슈어테크 기업 중 한 곳인 레모네이드는 애초 150조 원 규모의 미국 주택화재보험 시장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현재 그들의 보험 매출은 7000억 원 수준으로 시장점유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손해율도 90%대로 기존 보험사보다 월등하지 못하고 수익성 측면에서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레모네이드가 사업을 시작할 당시 내세웠던 빠른 보험 가입과 보험금 지급이 ‘페인 포인트(pain point·고객이 불편을 느끼는 지점)’를 해결해 더욱 효율적인 시장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전망은 현재 재무적 성과 측면에서 볼 때는 실망스러운 수준인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레모네이드에 대한 평가는 다소 박해지는 느낌이다. 보험이라는 것이 고객 입장에서는 1년에 한두 번 정도 거래를 하는 영역인데 레모네이드가 내세웠던 편리한 가입과 보험금 지급이 기존 사업자에 대한 고객의 페인 포인트를 해소하는 지점이 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사업을 추진하는 사람들이 약간의 억지로 페인 포인트로 정의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보험업의 긴 호흡을 생각한다면 창업 후 8년이라는 시간은 그들을 평가하기에 다소 짧은 기간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국내에서 이뤄지는 인슈어테크의 활동과 기존 사업자들의 혁신 등이 진정 고객의 페인 포인트를 이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것인지는 이들을 반면교사 삼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박성호 기자 junpark@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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