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의자 1위 탈환 급한데"…내우외환에 속타는 바디프랜드
[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국민 안마의자'로 불리며 한때 헬스케어 가전 업계 1위를 차지하던 바디프랜드가 최근 회사를 둘러싼 안팎 잡음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특히 2021년에 이어 지난해 경쟁사인 세라젬에 업계 1위 자리를 내준 상황에서 최근 경찰 수사와 창립 이후 첫 노조 파업까지 악재가 겹치면서 1위 탈환에 '빨간불'이 켜졌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바디프랜드지회는 지난 8일부터 이틀간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조합원 78%가 투표에 참여했고 97.4%가 찬성해 파업을 결의했다.
이번 노조 파업은 2007년 바디프랜드 창사 이후 처음으로, 노조는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파업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바디프랜드 노조의 가입율은 전체 임직원의 10% 수준으로 생산직을 제외한 운송직, 서비스직, 판매직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앞서 바디프랜드 노사는 지난해부터 임금·단체 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18차례 이어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 9일 진행된 최종 교섭에서도 노조가 요구한 ▲수당 지급 기준 공개 ▲동종 업계 평균 수준의 임금 보장 ▲식대 지급 ▲노조 활동 보장 등 4가지 요구안에서 '식대 지급' 부분에서 다소 진전된 협상을 펼쳤으나 나머지 사안에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다만 노사는 향후 추가 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12일부터 파업은 예정대로 진행되겠지만 파업 중이라도 간사들 간 협의는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사측 역시 "양쪽 입장 차이를 확인했고, 이 간극을 줄이기 위한 교섭이 있다면 언제든지 성실히 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바디프랜드는 노사 갈등 외에도 최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본사에서 열린 신제품 '다빈치' 안마의자 출시 행사에서 참석 기자들에게 '100만원 할인 쿠폰' 문자를 발송했다가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저촉 소지가 있단 지적을 받았다. 이에 바디프랜드는 문자 발송 후 '쿠폰 사용 불가' 안내 공지를 했지만 경찰에 고발장이 접수되면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아울러 경영권 분쟁 역시 큰 부담이다. 지난해 사모펀드 스톤브릿지캐피탈과 한앤브라더스가 공동으로 설립한 투자목적회사(SPC) 비에프하트는 바디프랜드 지분 46.3%를 사들이며 새로운 주인이 됐다. 하지만 올해 초 스톤브릿지가 한앤브라더스를 상대로 배임·횡령 혐의로 소송을 제기하고 이에 대응해 한앤브라더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한다며 맞고소해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바디프랜드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천22억원, 241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9%, 64.8% 감소한 수치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971억원, 영업이익 6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각각 35.3%, 43.2% 줄었다.
이러한 실적 부진에 바디프랜드는 2021년에 이어 지난해 연속으로 경쟁사 세라젬에 헬스케어 가전 시장 매출 1위 자리를 내줬다.
이에 바디프랜드는 당초 5월 '가정의 달' 영향과 4월 출시한 가정용 의료기기 '메디컬 팬텀'의 신제품 출시 효과에 힘입어 2분기 안마의자와 의료기기의 매출 성장세가 보이자 하반기 본격적으로 여러 신제품을 선보이며 명절 성수기 등을 겨냥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일련의 경영 상황 악화로 하반기 실적 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바디프랜드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만큼 당분간 어수선한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노조가 추가 파업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는 만큼 최악의 경우 추석 명절 성수기 영업 차질 마저 우려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바디프랜드가 연구&개발 투자 확대와 신제품 출시 등을 통해 하반기 본격적으로 1위 탈환에 시동을 건 상황에서 최근 경찰 수사와 노조 파업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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