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경소문2’ 악역 지운 김히어라, 김소향·알리와 그린 찬란한 삶(프리다)[종합]

이하나 2023. 8. 1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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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EMK뮤지컬컴퍼니)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사진=EMK뮤지컬컴퍼니)

[뉴스엔 글 이하나 기자/사진 표명중 기자]

김소향, 알리, 김히어라가 굴곡진 인생도 예술로 승화시킨 프리다의 인생을 그린다.

8월 10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는 뮤지컬 ‘프리다’ 프레스콜이 진행 됐다. 행사에는 추정화 연출, 허수현 음악감독, 김소향, 알리, 김히어라 등이 참석했다.

2022년 초연 이후 1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프리다’는 EMK뮤지컬컴퍼니의 첫 소극장 창작 뮤지컬로, 자신의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킨 예술가 프리다 칼로의 마지막 생애를 액자 형식으로 풀어낸 쇼 뮤지컬이다. 그가 남긴 말 ‘VIVA LA VIDA!’(인생이여, 만세)를 통해 고통 속에서 찾은 삶의 환희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한다.

추정화 연출은 “고통 없이 사는 사람은 없다. 어떻게 이겨내느냐는 각자의 몫인 것 같다. 힘든 고통 속에서 삶을 마감했으면서도 삶을 예찬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어서 ‘프리다’를 쓰기 시작했다. 현실에서 고통스러운 사람들에게 한잔의 샴페인 같은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어 “발이 아팠던 프리다에게 예쁜 하이힐을 신겨주고 싶었다. 하이힐을 신겨주려면 사실적인 이야기로 풀면 안 됐다. 죽기 전에 자신의 인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고 하지 않나. 그게 쇼처럼 펼쳐지면 어떨까 생각했다”라며 “재연에 합류한 배우들 각자에게 걸맞은 프리다를 만들어 선물해주고 싶었다. 김소향 배우는 항상 저에게 지혜의 주머니 같은 분이다. 제가 조금 대충 하려고 하면 ‘언니 이렇게 대충하면 안 되고’라고 얘기를 해줬다”라고 덧붙였다.

허수현 음악감독은 “음악이 고난도고 고음이다. 프리다의 굴곡진 인생을 다루다 보니 음악도 딥해졌다. 개성이 강한 배우들을 만나게 돼서 개개인의 맞춤, 작곡, 편곡을 했다. 배우들의 장점이 드러나는 곡으로 작곡했다”라고 설명했다.

멕시코 출신 화가 프리다 역은 작품 개발 단계인 리딩부터 참여한 김소향과 알리, 김히어라가 캐스팅됐다.

작품을 준비하는 동안 어려움이 없었냐는 질문에 김소향은 “인생을 살면서 고통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고통의 크기는 각자의 기준에 달렸고, 고통의 크기는 가늠할 수 없다. 제가 살아가면서 느낀 고통과 프리다가 맞닿아 있는 교집합 지점을 찾으려고 노력했고, 그런 지점에서 시작을 해서 연출님과 음악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며 “같이 연습실에서 연습하는 동료들의 아픔, 눈빛에서 굉장히 많은 것을 느꼈고, 많은 것을 받아서 무대 위에서 표현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유연하게 살고 싶은 것이 자신의 모토라고 밝힌 알리는 “‘프리다’를 하면서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대사 중에 ‘넋두리는 때려쳐’라는 가사가 있다. 고통을 이겨내는 순간을 한 문장으로 확실하게 이겨낸 것 같다. 아무리 우울하고 힘들어도 굳세게 이겨내라고 연출님이 표현해주셨다. 그렇게 살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부러진 척추’라는 작품을 보고 감명 받았다는 알리는 인물의 깊은 고통을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알리는 “내 인생의 고통을 끄집어내서 연기에 흡수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좋은 스태프가 없었다면 프리다의 고통을 잘 느끼고 승화시키지 못했을 것 같다. 우리 스태프 제작진에게 감사드린다”라며 “무대 뮤지컬을 거의 4년 만에 하는 거라 연기적인 부분에서 많이 떨렸다. 처음에는 제안을 받고 너무 좋았는데 소향 배우를 보고난 뒤에는 못한다고 2주 동안 도망다녔다. 워킹만 하는데도 아우라가 대단하더라. ‘내가 진짜 할 수 있을까?’ 이런 두려움은 인생에서 처음이었다”라고 전했다.

‘더 글로리’, ‘경이로운 소문2’ 등으로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 김히어라는 2년여 만에 무대에 오른다. 초연에서 김소향의 연기를 보고 놀랐다는 김히어라는 “프리다라는 존경하고 좋아하는 인물을 맡아서 좋고, 좋은 배우, 스태프와 호흡하는게 좋았다”라며 “좋은 기회로 ‘더 글로리’나 ‘경이로운 소문2’를 통해 얼굴을 알렸는데 악역이 훨씬 많았고, 캐릭터적이다 보니까 ‘프리다’를 보러 온 분들이 굉장히 놀라시더라. 가까이서 제 눈물, 콧물, 땀도 다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매체 화면에서 봤던 김히어라와 훨씬 다른 매력이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소향 언니보다 경력이 적고, 언니가 이미 ‘프리다’로 많은 것을 구현하고 구축해냈기 때문에 많은 것을 따라하고 언니를 배우려고 했다”라며 “언니와도 얘기를 했는데 고통을 느끼거나 사건이 닥쳤을 때 에너지와 구현해내는 기술적인 면이 제가 조금 더 젊은 에너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서 장단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더 라스트 나이트 쇼’의 진행자로 프리다의 연인이자 분신이었던 디에고 리베라를 연기하는 레플레하 역은 전수미, 리사, 스테파니가 이름을 올렸으며, 프리다에게 서서히 다가가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우려 하는 데스티노 역은 임정희, 정영아, 이아름솔이 캐스팅 됐고, 프리다의 어린 시절과 평행우주 속 프리다가 꿈꾸는 완벽한 ‘프리다’인 메모리아 역은 최서연, 박시인, 허혜진, 황우림이 연기한다.

리사는 “디에고가 여자들을 많이 좋아해서 프리다를 마음 아프게 했다. 프리다가 아프고 고통받을수록 희열을 느낀다고 했다. 처음에는 이해도 안 되고 같은 여자로서 바라봤을 때 너무 마음이 아팠다”라며 “여자가 표현하는 디에고가 관객분에게는 남자가 남자를 표현하는 것보다 덜 나쁘게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구애할 때 스캣을 하면서 관객과 소통하며 놀고 있다”라고 전했다.

임정희는 “‘프리다’ 재연을 통해서 프리다 칼로의 삶을 더 가깝게 느끼는 계기가 됐다. 죽음의 문턱까지 그녀를 내몰았던 스토리들이 삶에 일어나면 너무 두려울 것 같고, 프리다처럼 의연하게 헤쳐 나가지는 못할 것 같다”라며 “재연을 통해서 그녀의 삶을 면밀히 느끼니까 하면 할수록 프리다 칼로의 삶이 존경스럽고, 그녀의 고민들이 절절하게 느껴진다”라고 답했다.

한편 뮤지컬 ‘프리다’는 서울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10월 15일까지 공연한다.

뉴스엔 이하나 bliss21@ / 표명중 acep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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