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모기지 하반기 공급속도 조절"…방식은

유진아 2023. 8. 1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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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합동 '가계부채 점검회의'…"선제관리 필요"
50년만기·인뱅 등 주담대 확대요인 중점 점검
특례보금자리론 '금리 추가인상, 요건 강화' 예상

정부가 가계대출 합동 점검에 나섰다.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6조원가량 늘어나며 하반기 시장리스크가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와서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세나 규모가 아직 금융안정에 영향을 주는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하고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을 만큼 선제적으로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은행 등 금융기관의 대출태도를 중점 점검하고 필요시엔 정책모기지 공급속도 조절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세훈 금융위원회 사무처장(가운데)이 10일 가계부채 관련 관계기관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 제공

금융위원회는 10일 이세훈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주재로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및 금융감독원, 주택금융공사, 은행연합회, 금융연구원 등 유관기관과 함께 '가계부채 현황 점검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4월 이후 가계대출 증가 추세에 대해 "미국의 금리 인상, 주택경기 하락 등으로 그간 감소하던 가계부채가 주택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다소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파악했다.

이어 "현재 가계부채 확대가 당장 금융안정 등에 영향을 주는 수준은 아니나, 증가세가 확대·지속될 경우 거시경제·금융안정 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68조1000억원으로, 한 달 새 6조원이 증가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 4월부터 4개월 연속으로 늘며 이 기간 총 18조2000억원 증가했다.

이런 가계대출 증가세는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늘어난 때문이다. 이에 당국은 우선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등 최근 대출이 크게 증가한 부문을 중심으로 대출태도가 느슨해진 부분은 없는지 중점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최근 다수 은행들이 출시한 '50년 만기' 주담대 등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을 우회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측면이 없는지 점검키로 했다. 대출 만기를 늘리면 차주가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가 커지고, 은행에 매달 갚아야 할 돈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 인터넷전문은행 등이 비대면 채널을 통해 주담대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차주의 소득심사 등이 면밀히 이뤄지고 있는지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실제로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가산 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금리 경쟁력을 높이며 주담대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관련기사:주담대 확장하는 인뱅들…주이용자는 고신용자?(5월10일)

당국은 필요시 특례보금자리론 등의 정부 지원 대출상품 등의 공급 속도를 조절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올해 초 개시된 특례보금자리론은 지난 7월까지 총 31조원이 공급돼 당초 목표치(1년간 39조6000억원) 대비 빠르게 소진이 이뤄지고 있다.

당국은 오는 11일 특례보금자리론 금리 인상(0.25%포인트 인상) 이후 공급 추이, 주택저당증권(MBS) 조달금리 여건 등을 살펴가며 필요시 공급 속도 조절을 위한 추가적인 조치를 강구해 나갈 계획이다. ▷관련기사: 예산 8할 쓴 특례보금자리론, 조기 마감 없다(8월10일)

이와 관련 금융권에서는 출시 후 1년으로 예정된 공급기한을 앞당기기보다는 금리를 추가로 인상하는 방식이나, 우대형 및 일반형 상품에 대한 대출자격요건을 강화하는 쪽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외에도 신 고정금리 목표 비중 도입, 커버드본드 활성화 등 고정금리대출 확대 등을 위해 이미 마련한 대책을 차질 없이 이행하는 한편, DSR 제도안착·분할 상환 비중 확대 등을 위한 제도개선 과제도 추가 발굴·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청년·취약계층 등이 대출연체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상환능력 확인·채무조정 지원 등과 관련된 개선과제도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

이 사무처장은 "아직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금융안정을 위협하는 수준이라고 볼 수는 없으나, 일단 가계부채 증가세가 본격화되면 적정수준으로 긴축하기는 쉽지 않다"며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선제적으로 가계부채 리스크에 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가계부채가 금융안정을 위협하거나 우리 경제의 구조적 성장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양적·질적 관리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진아 (gnyu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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