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청년은 내편 착각당
협량한 이념 편향성 탓에 큰 사고 한번 치겠구나 했다. "(돈봉투 의혹이) 만들어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함부로 검찰 조작설을 흘렸을 때부터 알아봤다. 팬덤정치 폐해인 개딸을 BTS 아미와 동일 선상에 놓는 것도 황당무계했다. 3억 연봉과 '치욕'을 바꿔 먹은 거대한 탐욕의 위선은 누워서 침 뱉기였다. 그러더니 결국 노인 비하 발언으로 제대로 사고를 쳤다.
하지만 여론의 뭇매를 맞은 김은경의 좌충우돌 처신과 설화 등 자질 부족은 지엽적인 것이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자유민주주의 근간을 부정하는 왜곡된 사고와 인식 체계다. '여명(餘命·남은 수명)에 비례해 투표권을 달리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은 단순 노인 폄하로 넘길 일이 결코 아니다. 1인 1표의 평등·보통·직접·비밀선거는 민주사회의 기본 철칙이다. 헌법이 모든 국민에게 보장한 절대불가침의 권리이자 기본권인 1인 1표 참정권 제한을 입에 올리는 것 자체가 반헌법적이고 반민주적인 발상이다. 우리 편에 우호적이지 않은 나이 많은 계층은 국민으로 간주하지 않겠다는 노골적인 선언으로도 들린다.
민주당은 반헌법적 망발을 서슴지 않은 김은경을 당장 경질해야 했다. 그런데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양이원영 의원은 "맞는 얘기"라며 맞장구를 치고, 혁신위는 "사과할 일이 아니다"고 했다. 당대표라는 사람은 '신중치 못한 발언' 운운하며 어물쩍 넘어갔다. 국민 참정권에 도전한 행위를 단순 말실수 정도로 여기는 그 무신경이 놀랍다. 민주주의 기본원칙에 애당초 관심이 없거나 무지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런 반민주 세력이 툭하면 국민과 민주를 입에 올린다. '민주'라는 단어가 들어간 당명과 '위대한 민주주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당 강령이 부끄럽지 않나. 무엇보다 코미디는 '청년은 다 내 편'이라는 착각이다. 민주당은 도덕적으로 파산했다. 공정과 정의에 민감한 20·30대 지지율이 20% 안팎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청년은 다 우리 편이니 노인 투표권만 제한하면 된다는 그 근자감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 건가. 해괴한 일이다.
[박봉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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