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들러리 세운 새만금 공항, 정부 예산 투입할 이유 있나 [사설]
전라북도가 잼버리 유치를 명분으로 얻어낸 새만금국제공항의 타당성을 지금이라도 돌아보고 재검토해야 한다. 전북도는 세계 각국의 잼버리 대원이 입국할 국제공항이 필요하다면서 정부에 예비타당성조사 없이 공항을 건설하자고 했고, 정부는 2019년 1월 이를 받아들였다. 새만금 공항의 경제적 타당성은 낮지만 잼버리를 개최하니 국가 균형발전 측면에서 건설하자는 취지였다. 전북도가 잼버리를 들러리 세워 국제공항 건설을 얻어낸 것이다.
그러나 국제공항을 이런 식의 주먹구구 계산으로 지어서는 안 될 일이다. 지방자치단체 요구에 등 떠밀려 정부 예산으로 지은 공항 대부분이 적자 늪에 빠져 있다. 새만금국제공항 역시 2019년 사전타당성조사 결과, 편익이 비용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 조사가 맞는다면 적자가 불가피하다. 마침 공항 건설이 차일피일 지연되면서 예타 면제의 명분이 됐던 잼버리 개최 전에 첫 삽도 뜨지 못한 상황이다. 국제공항에 걸맞은 타당성이 없다면 더 늦기 전에 물리는 게 옳다.
정부가 새만금국제공항에 배정한 사업비는 총 8077억원이다. 중앙정부가 3분의 2를 부담하고, 공기업인 한국공항공사가 나머지를 부담하기로 했다. 타당성 없는 사업에 이런 거액을 투자한다면 세금 낭비가 될 것이다. 전북도는 항공 수요가 충분하다고 반박하는데 인접한 지자체인 전남과 충북의 국제공항 상황을 보면 그럴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한국공항공사가 국회에 제출한 '5년간(2017~2022년 6월 기준) 전국 공항 당기순이익 현황'에 따르면 전남 무안국제공항은 적자가 838억원, 청주국제공항은 416억원이었다. 국내선 항공 수요를 갉아먹는다는 KTX 익산역도 새만금 공항 용지에서 자동차로 40분 거리다. 새만금에 공항을 만든다고 해서 흡수할 수요가 많지 않다는 뜻이다. 조달청은 이달 중에 새만금국제공항 시공사를 선정할 거라고 하는데 서두를 일이 아니다. 일단 시공사가 선정되고 계약이 체결돼 첫 삽을 뜨면 돌이키기 어렵다. 타당성이 없는 걸로 확인됐는데도 전북도가 계속하자고 고집을 피운다면 자체 예산으로 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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