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계파 전쟁' 불 붙이고 떠난 김은경…비명계 "신뢰 상실" 반발

차현아 기자, 오문영 기자 2023. 8. 1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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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10일 당에 '뜨거운 감자'를 던지고 떠났다.

서울을 지역구로 둔 한 비명계 의원은 머니투데이 the300(더300)과의 통화에서 "권리당원이 절대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 사실상 '동원당원'이라는 비판이 나오지 않나"라며 "당 대표를 뽑는 룰이 뭐가 그렇게 중요한지, 돈 봉투와 코인(가상자산)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은데 핵심 과제는 쏙 빼놓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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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혁신안 발표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08.10.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10일 당에 '뜨거운 감자'를 던지고 떠났다. 마지막 혁신안엔 '비(非) 이재명계'(비명계)의 반발이 불보듯 뻔한 대의원제 무력화 방안과 현역 의원에 불리한 '공천 룰'이 담겼다. 그러면서 당초 예정보다 한 달 정도 앞당겨 이날 혁신위 활동을 종료했다. 혁신위 출범 52일 만이다.

민주당 혁신위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이 같은 내용의 혁신안을 발표했다.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를 선출할 때 30%가 반영되던 대의원 투표 몫을 폐지하는 안이 포함됐다. 현행 당 대표 선거에서는 대의원 30%, 권리당원 40%, 일반 당원 5%, 일반 국민여론조사 25%씩 반영된다. 이를 권리당원 70%와 국민여론조사 30%로 선출하자는 것이다.

비명계는 권리당원 가운데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이재명 대표의 지지자가 많은 만큼 '팬덤정치'만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서울을 지역구로 둔 한 비명계 의원은 머니투데이 the300(더300)과의 통화에서 "권리당원이 절대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 사실상 '동원당원'이라는 비판이 나오지 않나"라며 "당 대표를 뽑는 룰이 뭐가 그렇게 중요한지, 돈 봉투와 코인(가상자산)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은데 핵심 과제는 쏙 빼놓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또 다른 비명계 의원도 통화에서 "권리당원도 중요하지만 일반 국민의 참여 여부도 민주당 역사에서 비롯된, 당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이어 "대의원제를 개편하는 게 돈 봉투 의혹 해결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혁신안 발표에 참석하고 있다. 2023.08.10.


현역 의원의 물갈이 토대가 될 평가기준 강화안 역시 향후 뇌관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현재 하위 20% 평가를 받은 현역 의원에게 경선 득표에서 20%를 감산하고 있다. 혁신위는 하위 10% 의원엔 40%, 10~20%엔 30%, 20~30%엔 20% 감산 규칙을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당초 20%만 해당하던 하위 평가 대상이 30%로 확대됐다는 점에서 일부 현역 의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계파색이 약한 한 민주당 의원은 "큰 논란 없이 잘 정착돼가는 제도를 지금 바꾸는 게 당에 도움이 될 지 모르겠다"며 "이미 당에 대립과 불신이 있는 상황에서 분란만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170명 중 하위 30%면 약 50명이 될텐데 그들에 대한 평가를 누가 할지, 그가 특정 계파 인물이 아닌지, 평가 기준은 공정한지를 두고 또 다른 논란이 생길 것"이라며 "분란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당 내에서는 혁신위가 이미 여러 차례 논란으로 신뢰를 상실한 만큼 혁신안 수용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이원욱 의원은 "혁신할 수 없는 사람들로 꾸려진 사람들이 내놓은 안은 관심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혁신안은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 등을 거쳐 확정된다. 오는 28~29일 예정된 민주당 워크숍에서도 이를 둘러싼 격론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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