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이는 정우성표 '액션'···예상된 스토리 전개 아쉬워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남자는 폭력으로 뒷세계를 누비던 사람이다.
작중 수혁의 차량이 호텔을 호쾌하게 들이받는 등 정우성의 아이디어를 담은 액션 시퀀스는 유려한 이미지를 그려내며 참신하게 흘러가지만, 줄거리의 진부함을 바꾸는 데는 이르지 못한다.
정우성은 "이런 류의 영화를 보면 아이의 나약함을 지키기 위해 어떤 폭력도 정당화하지 않나. 그건 아이를 대상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면서 "아이를 출연시키기로 결정한 이상 아이를 (실제) 존재하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데뷔 30년만에 장편영화 첫 연출
색다른 아이디어·유려한 액션 선봬
뻔한 클리셰 벗어난 인물도 등장
남자는 폭력으로 뒷세계를 누비던 사람이다. 그런 그가 10년 간 수감 생활에서 출소한 후 옛 연인과의 사이에 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평범하게 살아달라’는 연인의 부탁에 남자는 음지를 벗어나려고 하지만, 그가 속한 세계는 탈출을 용서하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딸은 납치된다.
오는 15일 개봉하는 감독 정우성의 영화 ‘보호자’는 익숙한 이야기를 소재로 그려낸 액션 영화다. 작품에서 직접 주인공 ‘수혁’을 연기하기도 한 정우성은 1994년 데뷔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장편 영화를 연출하게 됐다.
정우성은 작품에 대해 ‘새로움’을 강조했다. 클리셰에서 비롯된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정우성의 온전한 고민과 언어를 담아내고자 했다는 것. 10일 기자들과 화상으로 만난 그는 “감독으로서 스태프들에게 처음 내린 지시는 ‘레퍼런스를 보지 마라’는 것이었다”면서 “영화인으로서 우리 영화인들이 여러 레퍼런스를 통해 ‘상업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면서 새로운 도전에 대한 상실감을 주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 정우성이 의도했던 새로움을 느낄 수 있는지는 의문이 든다. 작품을 보더라도 앞선 예고편이나 줄거리를 통해 관객들이 예상한 이야기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인상을 준 탓이다. 작중 수혁의 차량이 호텔을 호쾌하게 들이받는 등 정우성의 아이디어를 담은 액션 시퀀스는 유려한 이미지를 그려내며 참신하게 흘러가지만, 줄거리의 진부함을 바꾸는 데는 이르지 못한다.
인물들의 개성을 살리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장면은 있다. 수혁의 딸은 클리셰와는 다르게 납치 상황에서도 아이답지 않게 침착하게 행동한다. 정우성은 “이런 류의 영화를 보면 아이의 나약함을 지키기 위해 어떤 폭력도 정당화하지 않나. 그건 아이를 대상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면서 “아이를 출연시키기로 결정한 이상 아이를 (실제) 존재하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수혁과 맞서는 일당은 미성숙한 인상을 준다. 수혁의 살인 청부를 받은 ‘우진(김남길 분)’은 천진난만한 아이처럼 웃으면서 수혁을 쫓는다. 그에게 이 모든 일은 게임과도 같다. 수혁이 몸담았던 조직의 2인자 ‘성준(김준한 분)’은 열등감에 사로잡혀 장총을 들고 다닌다. 어두운 배경을 가진 인물들이지만 이야기의 전개는 의외로 블랙 코미디로 흐르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정우성은 “상대에 대한 교감이 단절되고 결핍됐을 때 어떤 행위가 나올지 생각하면서 캐릭터에 색을 입혀 나갔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그다운 영화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저다운 영화를 규정하고 찍지는 않는다”면서도 “작 중 인물들의 행위가 이뤄진 결과를 상상하고 영상화하는 것이 ‘정우성다움’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한 세대의 청춘을 상징할 정도로 베테랑 배우지만, 정우성은 여전히 대중의 선택에 대해 떨림을 느낀다고 했다. ‘보호자’의 색채는 생각보다 익숙했지만, 새로움을 좇는 그의 다음 작업이 기대감을 자아내는 이유다.
박민주 기자 mj@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직원에 가족까지 동원한 '집값띄우기' 천태만상
- 美 2조원대 역대급 로또 주인공 나왔다
- 새벽 귀가 혼나서…어머니 살해한 대학생 구속송치
- 조민 '입시비리' 기소…'책임질 부분 있으면 책임'
- ''서현역 흉기 난동' 최원종, 일부 피해자는 스토커라 생각…미안함 못 느껴”
- 휴가지서 10대 여성들 추행한 ‘헌팅남’ 벌금형 선고유예
- “주호민 아들 더 힘들어질 것”…특수교사는, 몰래녹취 고발도 말렸다
- '적자 늪' 롯데케미칼…골드만삭스 '30% 더 빠질 것'
- 박수홍 친형 공판…'증인' 나선 막냇동생, 누구 편일까?
- '조민·이준석 결혼, 임신 8개월' 가짜 뉴스에 조국 '쓰레기 같은' 분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