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만 유커 잡아라"…호텔·여행사 내달 中중추절 특수 정조준

김규식 기자(dorabono@mk.co.kr), 김효혜 기자(doubleh@mk.co.kr), 이희조 기자(love@mk.co.kr) 2023. 8. 1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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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 풀린 중국인 단체관광
2016년 800만명 넘던 中관광객
코로나 기간 20만명으로 급감
문체부, 내달말 K관광 로드쇼
중단됐던 한중 여객선 재개
여행사 중국팀 본격 가동하고
명동·홍대 화장품 매장 새단장

◆ 돌아오는 中유커 ◆

2017년 3월부터 본격화한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6년여 만에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관광 빗장이 풀리게 됐다. 2016년 800만명을 넘었던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유커) 수는 코로나19 기간 연 20만명 안팎으로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단체관광 허용은 가뭄에 단비나 다름없다는 평가다.

특히 약 600만명의 엄청난 인구가 해외로 여행을 나가는 중국 최대 명절 중추절·국경절 연휴(9월 29일~10월 6일)를 앞둔 시점이어서 여행·호텔·면세점·화장품 등 관련 업계에서 기대감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여행사들은 당장 중국팀을 다시 꾸려 가동에 나섰고, 호텔·외식업체들은 중국어 메뉴판을 마련하는 등 본격적인 손님맞이에 착수했다. 다만 이번에 한국과 함께 일본에 대한 단체관광도 풀리면서 한일 양국이 유커 유치를 놓고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게 됐다.

10일 중국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는 한국·미국·일본 등 세계 78개국에 대한 자국민의 단체여행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표로 중국인 단체여행이 가능해진 국가에는 한국·일본·미얀마·튀르키예·인도 등 아시아 12개국, 미국·멕시코 등 북중미 8개국, 콜롬비아·페루 등 남미 6개국이 포함됐다.

우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여객선 운항 재개와 함께 공격적인 유치 계획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중국 국경절 연휴를 겨냥해 K-관광로드쇼도 준비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여객선 뉴그랜드피스호는 11일 중국 웨이하이항에서 여객 100여 명을 태우고 12일 평택항에 입항한다. 한중 국제여객선이 여객을 운송하는 것은 코로나19 이후 3년7개월 만이다. 해수부는 다른 항로로도 여객 운송을 할 수 있도록 중국 항만당국과 협력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제주도는 11일 제주관광공사와 관광협회, 자치경찰단, 출입국·외국인청 등 관련 기관과 함께 '중국인 단체관광객 입도 재개에 따른 수용 태세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여행사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해외 인바운드 여행 자회사인 하나투어ITC와 모두투어 인터내셔널 중국팀을 본격 가동했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던 중국인 전담 여행사들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재가동 준비에 착수했다.

중국이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2016년 806만명이 한국을 찾으면서 정점을 찍었던 중국인 관광객 수는 2017년 사드 사태가 터지면서 417만명으로 반 토막이 났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연간 100만명 이하로 확 줄었다. 올 상반기 입국자 수는 전체(443만명)의 12.3%(54만명) 선에 그치며 국가 비중에서도 일본에 이어 2위로 내려앉은 상태다.

관광업계는 이번 조치로 인바운드 시장 규모가 1.5배 이상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갈 길은 멀다. 가장 큰 문제는 국내의 중국 전담 여행사 시스템이 붕괴됐다는 점이다. 동시에 단체관광이 허용되는 일본과의 중국인 유치 경쟁도 넘어야 할 산이다.

호텔업계는 중국 단체관광이 재개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이 운영하는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14개에 달하는 전체 음식장 주문 방식을 영어는 물론 중국어(간체·번체자), 일본어 등 4개 국어로 주문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전면 교체했다.

면세점은 중국인 단체관광이 재개되면 다음달 추석 연휴가 대목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신세계면세점은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화장품 브랜드를 공항면세점뿐만 아니라 서울과 부산 시내면세점에도 전면 배치하고, 중국인이 많이 사용하는 결제 시스템과 관련한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중국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절반을 넘었던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뷰티 기업들도 '유커 모시기'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명동과 홍대 상권 주요 매장을 새 단장하고, 중국인들에게 인기를 끌 만한 브랜드 제품들로 구성을 바꿀 예정이다.

[김규식 기자 / 김효혜 기자 / 이희조 기자 /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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