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7일 검찰 출석 "최악의 카르텔" 맹비난
李 "없는 죄 씌우는 국가폭력
당당히 소환조사 응하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한 검찰 소환조사에 응할 것을 예고하면서 검찰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이 대표는 10일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이 국회에서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 "이재명을 옥죄어 정권의 위기를 모면하겠다는 뻔한 의도"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소환조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민심이 윤석열 정부에 등을 돌릴 때마다, 무능한 정권이 위기에 빠질 때마다 검찰이 이재명 죽이기에 나섰다"며 "대장동 수사로 무려 1년이 넘게 저의 모든 것을 탈탈 털었지만 아무것도 나온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다른 사건으로 또다시 저를 조사하겠다고 한다"며 "무도한 정권은 국민을 이기지 못한다. 거짓은 결코 진실을 이기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최악의 폭력은 국가폭력, 최악의 카르텔은 검사 카르텔"이라며 검찰을 맹비난했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없는 죄를 만들어 뒤집어씌우는 것이 가장 큰 국가폭력"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수사에 임하겠다. 역사와 국민이 엄중하게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최근 이 대표 측에 백현동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이 대표는 검찰과 조율해 17일 출석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지난 6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저에 대한 정치수사에 대해 불체포 권리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번 소환조사가 이뤄지면 이 대표는 올해 초 성남FC 사건으로 한 차례, 대장동·위례신도시 사건으로 두 차례 검찰에 출석한 이후 제1야당 대표 신분에서 네 번째 검찰 조사를 받게 된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서 백현동 개발 과정에 당초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참여하기로 돼 있었다가 중간에 사업에서 빠지게 된 경위를 집중 확인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백현동 비리에) 인허가권자인 이재명 대표가 개입한 정황이 보여 명확한 확인을 위해 소환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의 주요 피의자인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와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가 구속기소된 점도 이 대표 소환조사가 이뤄지게 된 배경이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용지에 아파트를 짓는 과정에서 시행사에 이례적인 용지 용도변경, 민간임대아파트 공급 조건 완화 등의 특혜를 줘 성남시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시행사 아시아디벨로퍼는 해당 용지의 용도가 네 단계나 상향 조정되고 '100% 민간임대'였던 개발계획이 '민간임대 10%, 분양주택 90%'로 완화되면서 배당이익으로만 약 700억원을 벌어들였다. 검찰은 이러한 특혜의 배경에는 이 대표의 성남시장 선거캠프 선거대책본부장 출신인 김인섭 전 대표의 로비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이 백현동 사건으로 이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를 마치면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을 함께 엮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
[전경운 기자 / 이윤식 기자 /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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