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계룡대 콕 찍은 北김정은, 노골적 군사행동 위협
軍총참모장 리영길 재기용
내달 올 3번째 열병식 예고
◆ 미리보는 한미일 정상회의 ◆
북한이 한·미·일 정상회의와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앞두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를 열어 공세적인 군사행동을 예고했다. 강화되는 한·미·일 안보협력에 대응해 핵·미사일 위협수위를 높여 한반도 정세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0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도로 당 중앙군사위 제8기 제7차 확대회의가 전날 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북측은 "회의에서는 정세악화의 주범들(한·미·일)의 군사적 준동을 분석하고 철저히 견제하기 위한 공세적인 군사적 대응 방안들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또 "토의 결과에 기초해 전선(전방) 부대들의 확대, 변화된 작전 계획에 따르는 중요 군사행동 지침을 시달했다"고 설명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를 '북한판 자유의 방패(FS)' 연습과 같은 체계를 갖추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양 교수는 "(한미연합) FS 연습은 전쟁 발발 시 전시대비태세로 전환하고 반격을 펼쳐 평양 수복까지 염두에 두며 시나리오별 조치들을 점검하는 것"이라며 "북한 역시 이러한 체계를 갖추고 준비해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핵보유국이 된 상황에서 전쟁발생 시 핵억제력과 선제타격 능력을 통해 전쟁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는 자신감에 기반해 이 같은 군사전략상 변화에 나섰다는 견해를 밝혔다.
북측은 이날 보도에서 김 위원장이 군대의 전쟁준비를 공세적으로 독려할 것을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에서 "위력한 타격수단들을 더 많이 확대 보유하는 것과 함께 부대들에 기동적으로 실전 배비(배치·설비)하는 사업을 계속 심화시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측은 김 위원장이 회의에서 한반도 지도에서 서울과 한국군의 각 군 본부가 위치한 계룡대로 추정되는 지역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발언하는 모습도 공개했다. 북측은 이번 회의를 통해 지난 연말 북한군 총참모장(한국 합동참모의장에 해당)으로 임명된 박수일을 7개월여 만에 해임하고 리영길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총참모장으로 임명했다.
이로써 리영길 신임 총참모장은 2013년과 2018년에 이어 세 번째로 북한군의 작전 전반을 총괄하게 됐다. 앞서 그는 한국의 경찰청장 격인 사회안전상과 국방부 장관 역할인 국방상으로도 재직해 김정은 체제에서 당·정·군 전반에서 끊임없이 중용됐다.
한편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 다음달 9일 정부 수립 75주년(9·9절)을 기념하기 위한 민간무력 열병식 준비 문제에 대해서도 토의했다. 북측이 지난 2월과 7월에 각각 건군절과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전승절) 70주년 열병식에 이어 한 해에 열병식을 3차례 개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북한에서 '민간무력'은 노동적위군·교도대 등 한국의 예비군과 같은 비정규 전력과 붉은청년근위대 등 학생 중심 준군사조직, 치안·소방 관련 인원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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